우관호

이번에 소개하는 자료들은 1996년시가라키 도예의 숲 미술관에서 개최된 일본도예전 '현대의 도예미-凜' 의 전시서문중 일부로서 앞으로 3회에 나누어 소개할 예정입니다.

                                   일본의 도예문화에서 찾은 미의 궤적

                                                             교토국립박물관학예과장 가와하라 마사히코

 일본에서의 '현대도예'라고 불리우는 도예작품들의 이면에는 적지않은 역사의 궤적이 깔려
있다. 일본의 도자기는 특히 중국 도자기의 역사와 깊은 관계가 있으며 그 역사의 그늘아래
서 다양한 수용과 변용을 융합시키면서 전개되어 왔다. 그 가운데서도 시유도자기의 발전은
중국이나 조선의 기술을 받은 것이 많고 일본도자기 역사의 큰 규범이 되었으며 또한 현대
일본도예의 기술이나 포름, 창작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중국대륙에서 언제 어디서 본격적인 도자기생산이 시작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
이 있으나 뚜렷한 것은 없다. 발굴품등을 단서로 본다면 漢시대(前漢)의 황하유역의 유적에
서 발견된 녹유나 황유(褐釉)등의 저화도 유약을 주목할 수 있다. 그 흐름은 六朝에서 隨,
唐시대의 단색유나 이채, 삼채등으로 화려하게 전개되었으며 宋, 遼, 金, 元, 明, 華南三彩 등
삼채유로서 계승되어 건축소재나 민요제품의 장식기법으로 채택되어 넓은 범위에 걸쳐 사용
되었다. 그래서 후한시대의 저화도유약은 동아시아에도 퍼져 조선의 녹유나 갈색유, 중국남
부나 베트남지방의 녹유나 갈색유로서 이어졌고 특히 당의 삼채유는 일본의 녹유나 나라의
삼채로 이어졌고 일본적인 독자적 전개를 가능하게 하였다.
 한편, 이와같은 저화도유약과는 별도로 재유를 기본으로 하는 고화도유약의 역사는 중국
강남지방에서 하북(河北)에 걸쳐 한시대에는 원시자기를 만들었고 그 소지와 유약, 장식기법
의 개량에 의해 중국도자기의 주류가 된 세가지의 도자기 즉, 백자, 흑자, 청자의 원형을 만
들었다. 일본에는 나라시대에 당의 절강성(浙江省) 양츠강하구유역에서 생산된 월주요(越州
窯) 청자, 하북의 형주요(邢州窯)의 백자 등이 건너가 일본의 고화도유, 회유도자기생산에
큰 자극제가 되었다.
 중국도자기의 비약적인 전개는 唐末五代부터 北宋에 까지 이르러 특히 하북의 定窯나 耀
州窯, 강남의 越州窯에서는 얇은 유약의 두께를 이용해 유약 밑에 샤프한 문양을 각화나 인
화로 나타냄으로서 도자기의 장식기법에 새로운 국면을 개척하였다.  또한 북송시대 하북일
대의 민요에서는 이 각화의 기법을 전개하여 磁州窯계의 제품이 양산되었고 유약과 유층,
층서적인 구성을 이용한 흑화나 박지등 근대적 감각의 제품이 생산되었다. 그러나 정요, 자
주요, 요주요의 제품도 일본으로 건너간 것은 소수였으며 그 예술성이 일본에 인식되어 영
향을 준 것은 다이쇼, 쇼우와시대에 이르러였다. 그것에 대해 양적으로도 다양한 작풍으로서
일본인의 도자기관에 직접 영향을 미친 것은 江西省 景德鎭과 그 주변의 민요에서 양산된
청백자류(影靑), 절강성 龍泉窯의 靑磁(기누다청자), 福建省 建窯의 黑磁(天目)이었다.
 이 도자기들의 영향은 가마쿠라시대부터 무로마치시대에 걸쳐 생산된 회유도기나 고세토
(古瀨戶)의 제품에 반영되어 재유나 갈색유(飴釉)의 倣白磁四耳壺, 倣靑白磁梅甁, 倣靑磁鎬文
壺, 倣靑磁短頸壺, 倣天目茶碗등이 세토지방을 중심으로 만들어졌으며 인화나 각화의 기법으
로 장식되었다. 그래도 이 시기에 건너간 청백자나, 청자, 천목다완에 대한 일본인의 동경과
소유욕은 일본에서 팽대한 컬렉션을 형성하여 금일 세계최대의 보유국이 되기에 이르렀다. 
또한 이것들은 단순히 고미술품이나 보물로서 소유한 것이 아니라 차를 마시거나 다른 도
구로서 사용하면서 보유한데서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일본인에 의한 청백자나 청자, 천목다완
에 대한 '사유'의 깊이는 특별한 것으로서 근 현대 창작도예에 있어서도 청백자(영청)유나
청자유, 천목유에 대한 '사유'는 깊고 넓은 뿌리를 가진 것으로서 계승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