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츠도자기연구
일본 큐슈의 서북부 해안에 위치한 가라츠는 우리나라와의 관계에서 볼 때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 곳이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은 현재의 가라츠시에 소재한 나고야(名護屋)성에 일본 전역의 무장들과 병사들을 집결시켜 조선 침략의 교두보를 만들었다. 지금도 나고야성에는 과거의 많은 유적들이 있으며 특히 성내의 기념관에는 당시의 진지도 및 무장들의 계보 등을 기록한 많은 유물들이 보존되어 있다.
또한 가라츠는 일본 도자기의 발생지라 할 수 있는 곳으로서 자기가 발생한 인근의 아리타와 함께 조선 도공들의 회한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 일본의 6대 고요지(古窯址) 중의 하나이며 일본 다도에서 명품으로 일컫는 이치라쿠(一樂燒), 니하기(二萩), 산가라츠(三唐津) 중의 하나를 생산하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도 가라츠에는 많은 도공들이 과거의 전통을 바탕으로 도자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질박하고 원초적인 맛 도기로 일본 전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오차완가마(御茶碗窯)를 운영하고 있는 나가사토 다루에몽(中里太郞右衛門)의 아버지 나가사토 무앙(中里無庵)은 일본의 인간국보로 지정될 만큼 가라츠도자기를 대표하는 작가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재의 나가사토 다루에몽은 만년에 이르러 자신들이 조선계가 아니라 동남아시아계라는 개인적인 주장을 펴고 있기도 하다.
이 논문은 가라츠를 포함하였던 1995년의『히젠도자기연구』에서 발전하여 좀 더 세부적으로 한 지역의 도자기 역사와 변천, 특성 등을 고찰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천학비재로 말미암아 깊이 있는 연구는 진행되지 못하였고 가라츠도자기 연구의 바이블로 일컬어지는 미즈노 와자부로우(水町和三郞)의『古唐津』를 편역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음을 밝힌다. 국내에서 일본 도자사 연구가 미비하여 관련서적이나 자료를 찾을 수 없음은 반드시 가라츠도자기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일본내의 다른 문헌들에 비해 미즈노 와자부로우의 연구는 비교적 객관적이고 논리의 입증 방식이 명확하였다. 저자의 추론과 판단들이 제대로 전달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일본 도자사 연구의 기초자료가 되기를 바라며 후학들에게는 타산지석의 교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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