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퓨전, 카스텐 콜니크 프로덕트 디자인 

출처: 월간디자인

과자함 ‘겐지(Genji)’, 클라이언트: 아르츠베르크(Arzberg)

식기 콜렉션 ‘미나모토(Minamoto)’, 클라이언트: 칼 메르텐스(Carl Mertens)

꽃병, 컵, 접시 시리즈 ‘펠트(Felt)’, 1999년 iF 디자인 상 수상작품, 클라이언트: 아르츠베르크

샐러드 스푼과 접대용 큰 수저 시리즈 ‘깅코(Gingko)’, 1999년 iF 디자인 상 수상작품,
클라이언트: 칼 메르텐스

1997년에 ‘카스텐 콜니크 프로덕트 디자인’을 설립한 디자이너 카스텐 콜니크는 브라운슈바이크 대학에서 산업 디자인을 전공했다. 콜니크는 칼 메르텐스 사와 아르츠베르크 사를 위한 식기 디자인으로 1999년 iF 디자인 상을 받았는데, 이 제품들의 동양적인 선은 콜니크가 1996년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KIDP)의 초청강사로 있었던 4개월 간의 생활을 통해 나올 수 있었다. 오브제로 자신의 디자인 의도를 표현하면서 대량생산될 수 있는 고급제품 개발에 목표를 두고 작업하고 있는 콜니크는 현재 안타, 아르츠베르크, 브리 컬렉션, 칼 메르텐스, 모노, 몽블랑, 리니에 로제, 로젠탈, 소니, WMF 사 등의 제품을 디자인하고 있으며, 킬(Kiel)에 있는 무테시우스 디자인 대학의 전임강사로 활동중이다.

Interview | 카스텐 콜니크(Carsten Collick)

메르텐스와 아르츠베르크 프로젝트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아르츠베르크와 메르텐스는 모두 위탁 프로젝트다. 칼 메르텐스 사와는 이미 수 년 전부터 몇 차례 성공적인 작업을 한 바 있는데, 이때 아시아의 음식문화를 서양식으로 재해석하는 컨셉트를 공동으로 개발하였다. 특히 아르츠베르크 사 프로젝트의 경우는 주제나 소재 선택, 형태 결정의 문제 등을 전적으로 내가 맡았었다.

‘미나모토’와 ‘토리’의 형태는 어떻게 결정되었는가?
내 디자인 작업의 의도는 언제나 디자인 과정의 구체적 결과로서의 오브제 문화를 만드는 데 있다. 기능적이고 형태적으로 뛰어난 디자인을 넘어서 사용자와 사물의 모든 관계를 염두에 두는 것이 내 디자인 이념이다.
토리의 경우 도자, 스테인레스 스틸, 나무, 이 3가지의 재료들을 혼합하고자 하였다. 이 재료들의 조화는 미적인 것 외에 도자기법의 새로운 기술을 요구하기도 한다. 아주 가는 손잡이 부분과 간결한 몸체의 부피 간의 비례가 토리의 특징이다.
미나모토는 처음부터 서구식 음식 문화를 아시아적 요소와 결합시키고자 하였다. 서양인인 나로서는 아시아 문화를 재해석할 수밖에 없다. 복제란 완전히 잘못된 사고다. 나는 두 문화의 공통점과 대비를 연결하는 데서 형태를 결정하기로 했다. 목재의 따뜻하고 불투명한 광택과 스테인레스 스틸의 차가운 정교함의 대비가 아시아와 유럽의 미적 퓨전이라고 생각한다. 컬렉션의 아이템들이 유럽적인 반면, 비례는 아시아적 음식문화에 맞추었다.

한국에서의 생활이 당신의 디자인 세계에 미친 영향이 있다면?
한국에서 4개월 동안 겪은 경험은 매우 다양하고 대조적이었다. 한국의 디자인이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는데 많은 부분이 서양, 특히 미국을 따르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한국 고유의 문화와 근원, 환경문제 같은 배후의 문제들이 잊혀지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한국에서의 경험을 통해, 그때 접한 - 다른 동양문화권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 스테인레스 스틸 젓가락과 밥 공기가 메르텐스 사 미나모토 시리즈의 메탈 소재 그룻과 젓가락 개발의 기본이 되었다.

퓨전 디자인에 대한 견해가 있다면?
열린 눈으로 다른 문화를 바라보는 것과 그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우는 것, 즉 관용과 호기심, 그리고 이 지식을 자신만의 일상문화에 융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한 퓨전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