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도자기의 기초 
                                                                                                 글/ 한홍곤(한양여자대학교수)

인간이 평생 살면서 한가지 이상의 취미를 가진다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이요. 그 중에서도 만물의 근본이 되는 흙을 만져 그릇을 비롯한 생활 및 장식용구와 자기가 만들고 싶은  형태를 만든다는 것은 무척 보람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처음 시작할 때는 찌그러지면 찌그러진 대로 좋고 더 익숙하게 만들면 그대로의 아름다움이 있는 것이 도자기이다. 자기가 만들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도자기는 소질이 아니고 얼마나 오랜 기간동안 하느냐 하는 것과 열심히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

도자기란 도대체 무엇일까?

누구나 말하면 다 알지만 정확한 정의는 쉽지가 않다. 땅속에 묻혀있는 흙 또는 돌이나 금과 같은 물질들을 일반적으로 광물이라고 한다. 도자기는 이와 같은 광물질을 이용하여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흙을 예로 들면 흙에는 많은 종류가 있다. 누르스름한 흙, 붉은 색의 진흙, 모래흙(사토), 검정색의 흙, 흰색의 흙 등이 있다. 도자기는 이 중에서 끈기있고 높은 온도에 녹지 않고 견디며 수축이 적은 흙들을 실험하여 재료로 하며 이것으로 만들고 싶은 형태를 만든다. 형태를 만들고 나면 그늘에서 말려서 가마에 넣고 800。C안팎으로 불을 땐다. 옛날에는 거의 다 나무를 사용하여 가열했지만 근래에 와서는 전기 또는 가스를 이용하여 열을 높인다. 이렇게 하여 구운 도자기들을 1차 소성 또는 초벌구이라고 한다. 1차 소성 한 것들은 그 위에 유약을 입히게 된다. 유약 이란 것은 주로 장석, 규석, 석회석(대리석), 카오린 등을 혼합한 것을 기본으로 하고 그 위에 활석, 납석, 아연화 티탄 크롬, 니켈, 동, 망간 등 많은 원료들을 사용한다. 이것들은 다 땅속에 있는 광물질에 해당된다. 쉽게 말해서 유약은 땅 속의 광물질인 돌가루라고 할 수 있다. 돌산에서 큰 바위들을 폭파하면 그것들을 또 쪼개고 쪼개어 결국은 아주 미세한 돌가루로 만드는 것이다. 장석이란 돌가루처럼 단독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이것들을 서로 혼합하여 물에 타서 사용하기도 하면 여기에 색깔을 낼 수 있는 광물 즉 철이라든가 크롬 망간 구리 등의 가루를 혼합하여 색깔을 낸다. 이것들은 전부 도자기 재료상에 가면 구입할 수 있다. 지금도 재유(이라보)라 하여 나무재를 사용하기도 하나 오랜 세월동안 우리 나라에서는 재유를 많이 사용하였다. 나무를 비롯한 모든 식물은 땅속에 뿌리를 박고 성장한다. 성장하려면 수분만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많은 광물질을 흡수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무를 태우면 재가 생기는데 그 속에는 광물질도 많이 들어 있는 것이다. 초벌구이 위에 유약을 입힌 도자기들은 다시 가마에 넣고 1200。C 이상으로 2차소성(재벌구이)를 하게 된다. 온도가 800。C정도면 우리 눈으로 보아 숯불이 빨갛게 된 정도이고 1200。C이상이면 밝은 오렌지색 정도로 되기 때문에 색안경을 쓰고 기물을 보게 된다. 도자기는 그 속에서 새빨갛게 달아 빛을 낸다. 철은 이 온도에서 녹지만 흙은 버티고 있는 것이다. 유약의 주성분은 돌가루라 하였는데 이것들도 그 위에 녹아 붙은 것이며 이 과정에서 재료에 따라 다르나 처음에 실제로 만든 것보다 약 5분의 1정도로 크기가 줄어 새로운 물질이 탄생되는 것이다. 도자기가 다른 공예품 보다 다르다는 것은 금 같은 보석처럼 수많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흙이라는 원초적인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고 이것들을 만져서 자기가 원하는 형태를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점점 정서가 말라가고 집중력이 떨어져 가는 이 시대에 도자기에 빠져보는 것도 인간이 행복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아닌가 한다.

도자기를 구우면 왜 줄어들까? 

도자기들을 두들기면 대체로 쇠 소리같이 난다. 이것들은 앞에서 말한 대로 재료에 따라 다르나 약 5분의 1정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수분도 빠져나갔지만 제일 큰 원인은 흙의 둥근 입자들이 1000。C정도 되었을 때부터 서로 결합하여 빈틈없는 한 덩어리로 되었기 때문이다. 바구니에 둥근 공을 많이 집어 넣으면 공과 공들이 서로 닿는 사이에는 공간이 많이 생기게 되는데 이 공간들이 모두 없어지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도자기를 분류하는 방법

도자기를 분류하는 방법은 토기 석기 도기 자기들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나 시대의 흐름에따른 분류를 하고자 한다. 원시인들이 흙을 빚어서 토기를 만들 때는 생활에 필요하여 만들었을 것이다. 삼국시대나 고려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도 도자기들은 우리 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었다. 실제로 사용하지 않고 장식하였다 하더라도 모두가 다 용도 있는 것들을 만들어 장식하였다. 토기 고려청자 분청사기 조선백자등이 다 그러하였다. 지금도 옛 것을 모방하거나 응용하여 만드는데 이것을 전승도는 전통도예라 한다. 현대에 와서는 도자기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너무나도 많이 변모하였다. 생활에 필요한 그릇 종류들을 많이 만들기도 하지만 그릇이라는 범위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도자기들을 만든다. 용도는 없지만 아름다움을 주로 추구하는 조형 도자, 기계나 석고 틀을 사용하여 대량생산이 가능한 산업 도자, 타일처럼 도판을 만들어 장식하거나 도자기 조각품을 만들어 공간에 설치하는 환경 및 설치 도자, 전위 및 추상작품을 만드는 도자기 등 종합예술로 되어가고 있는 것이 지금 세계적인 현대 도자기의 흐름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