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예교실의 현황과 활성화 방법 

                                                                                   글/한홍곤 (한양여자대학 도예과 교수)

우리 나라의 도예교실

현재 우리 나라의 도예교실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첫째는 대학의 평생교육원 또는 사회교육원이나 도예연구소에 개설된 도예교실이 있다. 대부분 도예전공이 있는 학교 도예과 또는 공예과 안에 설치되어 있다. 도예전공 교수님들이 직접 강의하고 실기를 가르치는 경우가 많고 시설은 일반학생들과 완전히 독립되어 자체 운영하는 경우와 학교 실습실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가마 등 부대시설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같이 쓰는 곳이 많다. 학교에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 실습실을 넓게 활용되고 있는 편이다.

두 번째로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 신문사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 도예교실과 미술관,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도예교실이 있다. 대부분 40평 안팎의 실기실과 소성실을 갖추고 있으며 일주일동안 도예교실을 다 오픈 하는 곳과 요일에 따라서 한 두 번만 운영하는 경우가 있다. 근래에 와서 롯데 문화센터 도예교실은 없어진 반면 마포 도서관내에 마포평생 학습관에 도예교실이 개설되어 80여명의 회원으로 직장인들을 위한 야간반 등을 운영하고 있다. 각 시·도·군에 여성회관을 비롯한 평생교육, 문화교육 학습관등에서 도예교실이 개설되어 있는 상태이거나, 앞으로 개설될 예정이라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세 번째로 개인공방에서 각자 운영하는 도예교실이 있다. 우리 나라에는 광주, 이천, 여주, 경주를 비롯한 지역에 수백 개의 도자기 공장과 개인 작업실이 있다, 이중에서 일부 개인작업실에서 도예를 배우려는 일반인들에게 도예를 가르치는 곳이 많이 있다. 즉 공방을 운영하면서 도예를 가르치는 곳이다.
수강생들의 숫자는 보통 3∼4명에서부터 10여명 정도인 곳이 많다. 주위에 도예교실 시설이 있거나 직접 작가를 선택하여 배우기도 한다. 대부분 수강생들의 요청에 의하여 도예교실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우리 나라에 이 같은 공방을 겸한 작은 도예교실이 얼마나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도예교실의 활성화

(1) 가르치는 사람의 성의와 배우는 사람들의 분위기가 매우 중요하다. 필자는 여의도에 있는 동아일보 문화센터 도예교실에서 12년이 넘도록 출강하고 있다, 수강생들 가운데는 기초를 배우는 사람부터 16년 이상을 다니는 주부들도 있고 10년 안팎의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가장 많다. 또한 어떤 이들은 도예에 관한 많은 관심과 노력으로 작업장을 운영하며 작품을 만들며 수강생들을 가르치는 이도 있다.
이곳 도예반에서는 오래된 사람끼리 모여서 '흙 사랑회' 라는 모임을 만들어 매년 작품 전시회를 하기도 하며 각종 공모전에 출품하여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일주일에 한번씩 모여 흙을 만지지만 모두들 여러 해 동안 정들다 보니 매우 친숙하고 한 식구 같으며 점심시간이면 각자 가져온 도시락들을 펼쳐놓고 식사하면서 세상 이야기와 요리법 등의 정보를 서로 말하며 좋은 시간을 갖는다.
인원이 많기 때문에 그들의 강사로써 실기를 일일이 다 봐줄 수는 없지만 편견없이 성의껏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도예를 처음 시작하는 더욱 관심을 갖고 취미를 갖도록 지도해야하며 고참 수강생들은 처음 나온 이들을 잘 지도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2) 가능하면 실습실 배치는 환경이 좋은 곳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근래에 와서 서울근교의 작업장 또는 전시장에서 도예교실을 만들고 도예를 가르치며 어린이를 위한 주말 교실도 있어 퍽 다행스런 일이다. 가족 단위로 와서 도자기를 만든 다음 건조시켜 2∼3주 후에는 완성된 것을 가져갈 수 있게 해 만든자의 기쁨을 느끼게 한다.
필자는 오래 전에 독일 브레멘 예술대학의 도예전공 교수님댁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 집은 5층 빌라로 지하실에는 가마 3대가 있고 1층은 쇼윈도를 겸한 거실, 2층은 개인 작업실 3, 4층은 지역주민을 위한 도예교실로 되어 있었다. 당시에 그렇게 여유있는 환경을 가진 교수님이 부러웠고 현재 우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앞으로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현재 대학에서 도예교실을 가장 체계적으로 활성화시키고 있는 곳은 단국대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도예연구소내 사회교육원이다. 이곳은 100명 이상의 회원이 있으며 우선 교실이 배치가 양지바르고 사용하기에 편한 1층에 있으며 일반 작업실과 물레성형실, 연구반 작업실로 나누어 졌고 기초반, 고급반, 연구반으로 나누어 1학기에 1단계씩 올라간다. 연구반에서는 오랫동안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고 주차시설도 잘 돼 있어 배우는 사람들의 편의를 배려했다.

(3) 도예교실이 널리 알려질 때까지는 실습비는 싸고 시간은 충분히 활용하게 해야 한다. 필자의 교직생활이 30년이 넘다보니 많은 제자들 가운데 공방을 처음 운영할 때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종종 있다. 본인의 작품뿐 아니라 어떤 상품을 만들며 또 도예를 배우겠다는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가르쳐야 할 지 염려되기 때문이다. 자기 작업실이면 좋겠지만 대부분 매월 세를 내야 되기 때문에 최소한 월세 이상은 벌어야 된다. 필자는 그들에게 상품은 상품대로 개발하면서 수강생들을 많이 모아 이것으로 대체하라고 한다. 수강생에게는 처음부터 너무 비싸게 받지 말고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제공해 주어 도자기에 취미를 갖게 할 뿐 아니라 공방이 널리 알려지게 해야 한다, 사용하는 점토는 팔고 소성비도 저렴하게 받아야 한다. 처음에 어려운 물레부터 하지 말고 손 작업부터 시작해 가정에 필요한 것을 만들고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