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본차이나의 자존심, 조지아 웨지우드

홍성희

스텐포드셔(Staffordshire) 북부의 스톡·온·트랜트(Stock·On·Trent)를 중심으로 한 지역은 「포터리즈(The Potteries)」라도 불리우며 17세기 이후 영국 도기제조의 중심지가 되었다. 이곳은 다양한 점토의 풍부함과 블랙컨트리로 불리울만치 연료가 되는 석탄 생산지 인 점, 그리고 운하를 정비해 수송수단을 확보해 놓았던 점들로 인해 중심지로서의 여건을 거의 모두 갖춘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조지아 웨지우드(Josiah Wedgwood)는 시대의 흐름을 재빨리 인식하여 모든 종류의 도기제조를 시도하는 한편 요업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운하확장을 추진하는 등 도예가와 사업가로서 유례 없는 업적을 남겼다.

도제로의 입문
조지아 웨지우드(Josiah Wedgwood, 1730 - 95)는 1730년, 토마스 웨지우드(Tomas Wadgewood)와 메리 스트링거(Mary Stranger)의 12남매 중 7번째 아들로 태어났다. 정확한 생일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림(Lyme) 아래의 뉴캐슬(Newcastle) 근처에 있는 버슬렘(Burslem)의 세인트 존스(St John's) 교회에서 7월 12일 세례를 받았다. 높은 갓난아기 사망 비율 때문에, 아기가 태어난 후 오래 지나기 전에 세례를 받았던 것이 일반화되어 있던 당시의 풍습으로 짐작컨대, 그의 세례날짜는 생일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웨지우드의 아버지는 그의 사촌인 존과 토마스 웨지우드가 부유한 소금유 도기 그릇의 제작자이고, '빅 하우스'라고 불이던 훌륭한 벽돌집에 살았던 것에 반해, 교회내의 작업장의 가난한 도예가였다 어린 시절을 가난과 잦은 병치레로 인해 힘든 나날을 보내야만 했던 웨지우드는 그의 나이 9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학교를 중간에 포기해야만 했다. 조지아는 뉴캐슬까지 집에서 세시간 반정도의 거리의 학교를 다녔는데, 그의 선생님이었던 토마스 블런트(Thomas Blunt)에 따르면 이 소년은 유망한 산수의 전문가이며, 대단한 수완을 가졌다고 회자되었다. 이후 그는 교육을 많이 받지 못했다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성공한 사업가로서 어린 시절에 받은 교육은 충분한 지도였다고 확신했다. 2년 뒤인 1739년,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웨지우드는 맏형 토마스의 견습공으로 일하게 되었다. 일하는 조건은 조지아가 흙 다루는 법과 물레 돌리는 법을 배우기로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잦은 병치레로 인해 나름대로 성실히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도제살이 기간 내내 주로 판매를 주관하는 부서에서 일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은 그가 1759년 사업을 시작·확장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불행으로 가득 찼던 그에게 또 다른 악재가 덮치기 시작하였다. 12살에 천연두에 걸려 오른쪽 다리가 마비되었던 것이다. 이 일로 녹로공으로서의 그의 장래가 암담해지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를 단순제작보다 본질적이고 창작적인 분야에서 활동하도록 만들었다. 그의 건강은 극도로 악화되었고 도제로서의 생활도 점차 어려워지게 되었다. 결국 천연두는 그의 오른쪽 다리를 못쓰게 만들었고 후에 그는 이것을 절단했다. 도공으로서 일을 할 수 없게 된 이 기간동안, 조지아는 그의 시간을 오로지 독서와 도예에 관한 연구 및 조사를 하는데 보낼 수 있었다. 이 시기에 쓰여진 'Experiment Book'은 엄격한 과학적 태도로 집필된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기록은 약호로 기록되어 있어 비법들은 그의 것으로만 남게 되었다. 이 시기에 개발한 녹색유와 노란색유는 그의 회사를 창립하는데 확고한 기반을 마련해주었다. 아쉽지만 그 누구도 그가 그의 비법을 공개하지 않으려는 것에 대해 비난할 수는 없었다.

창업
1752년에 그는 그곳을 떠나 스톡(Stoke), 클리프 뱅크(Cliff Bank)의 해리슨과 알더스(Harrison& Alders)에 합류했다. 알더스가 은퇴함에 따라 그는 해리슨과 함께 소금유를 만드는 일을 했다. 얼룩덜룩하고 갈색조의 접시들이 그들 생산품 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조지아 웨지우드가 해리슨& 알더스에 합류한지 2년 후, 웨지우드는 보다 유명하고 혁신적인 도예가인 펜튼 홀(Fenton Hall)의 토마스 윌든(Thomas Whieldon)과 동업하는 기회를 맞게 되었다. 조지아의 고용조건은 웨어(ware) 디자인과 웨어의 디테일을 항상시키기 위한 경험을 하는 것이었다. 이 중 토마스 윌던(Tomas Whieldon, 1719∼95)과의 동업관계는 웨지우드의 나이 24세부터 29세까지 이어졌다. 윌든은 「어게이트 웨어(Agate Ware, 마노도기)」나 「터터스쉘웨어(Tortoiseshell ware, 별갑도기)」에서 볼 수 있는 유약 개발에 특히 뛰어난 업적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미 석유도기를 제외한 다양한 기술을 시도하고 있던 당시의 스태포드샤를 대표하는 도공이기도 하였다. 웨지우드는 윌든을 비롯한 이 지역의 도공들이 발전시킨 기술의 대부분을 완성시켰다. 틀을 이용한 부조문양 이나 전체형태를 양배추나 콜리 플라워를 본 떠 뽑아낸 차 주전자, 엽차용기에 널리 이용된 녹유(綠釉)가 그것이다. 이것들을 독자적으로 실용화시키기 위해 바즐렘에서 독립하는 길을 택했다.
그는 동업자들과 함께 차린 회사에서 실행되는 유약, 점토, 색, 기형등에 대한 실험들을 장려했다. 1759년에 그는 이것들을 모아 아주 상세한 실험결과들을 축척하기 시작했다. 버밍햄(Birmingham)의 폭발적인 산업현장을 방문하고 나서 그는 더욱더 실험에 대하여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고 장려하기를 계속하였다.
1759년에 드디어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그의 두 친척-토마스 웨지우드(Tomas Wedgwood)와 존 웨지우드(John Wedgwood)가 버슬렘(Burslem)에 있는 아이비 하우스(Ivy House)에 대해 그와 임대차계약을 맺기로 동의했던 것이다. 15파운드의 임대료를 내고( 두 대의 가마와 작업장, 집을 포함한 가격임) 사업을 시작한 그는 1764년 새해까지 여기서 머물다가 브릭하우스(Brick House)의 새 건물로 이사했다.

결혼
1764에 웨지우드는 셀리(Sally)로 더 잘 알려진 먼 사촌, 사라 웨지우드(Sara Wedgwood)와 결혼하였다. 그녀는 번영한 치즈 무역상의 딸이었는데 많은 결혼지참금을 가지고 왔다. 이 돈은 그의 사업을 확장했던 몇 년간 아주 유용하게 쓰여졌다. 그러나 이 결혼이 물질적인 이유인 편의적 결혼이기보다는 서로 사랑에 의해 맺어진 결혼이라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 웨지우드는 그들의 결혼에 대해 토마스 벤트리(Tomas Bentley)에게 이렇게 예기하곤 했다.
"두 사람이 연인으로.. 결혼을 하는 것-이것을 이룬 우리가 이 세상에서 우리가 가장 행복 한 사람들입니다."
몇 년 뒤 그들 사이에서는 '수키(Sukey)'라고 알려진 첫 번째 자녀인 수잔나(Susannah)가 태어났다. 몇 년 뒤 수키의 생일에 그녀를 본 사람들은 "네 아버지와 똑같구나"라고 외쳤다. (조지아와 사라의 사이에서 전부 8명의 자녀를 두었다. 그러나 그 중 메리 앤(Mary Ann)은 8살에 사망하였다.)

퀸즈웨어의 성공과 사업확장
웨지우드는 이 시기에 그의 중요한 단골고객 중 하나인 윌리암 메르디츠(William Meredith)를 사로 잡았다. 리버풀(Liverpool)의 하원의원이었던 윌리암 메르디츠는 그에게 샤롯데 왕후(Queen Charotte)의 첫 번째 주문을 주선 해 주었다.
1766년에는 샤롯데 왕후가 주문한 물건을 만들어 바친 뒤 '여왕어용도공(女王御用陶工)'이라는 명예로운 직위를 얻었고, 이런 종류의 제품을 「퀸즈웨어(Queen's Ware)」라고 개칭 하였다. 청결한 느낌이 나는 이 순백의 도기는 자기를 대신하는 백색도기로서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렴하였기 때문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도자기의 대표적인 이름이 되었다. 항상 의기양양한 사업가였던 웨지우드는 크림웨어(CreamWare)를 통해 얻어진 왕후의 만족을 등에 업고 이를 사업에 적절히 이용하는 사업수완을 발휘하였다. 또한 퀸즈 웨어(Queen's Ware)라 명명되어진 식기제작과 커피보급을 책임지는 독점적 왕립 승인을 따내면서 더욱 번창하게 되었다. 그의 편지지의 윗머리에 인쇄한 회사의 주소이름과 어음에는 다음과 같이 장식되어 있을 정도였다.

"조지아 웨지우드, 여왕폐하의 도공"

18세기 후반에는 생산지가 스테포드샤에서 요크셔, 리즈, 뉴캐슬, 달렘, 리버풀, 브리스톨, 스완지에까지 확장되었다. 또한 웨지우드는 해외에 대리점을 개설했을 뿐 아니라 영국에서 미국으로 넘어간 도공이나 외국의 기업가에 의해 외국에서도 제조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사업확장은 그의 미래를 내다보는 심미안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1765년은 웨지우드에게 참으로 바쁜 한 해 였다. 그는 트랜트강(Trent River)과 머시이강(Mersey River) 사이를 잇는 운하를 발주하는 데 온힘을 기울였다. 웨지우드는 운하 운송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깨달았다. 1766년 그는 브리지워터(Bridgwater)의 공작과 제임스 브린들리(James Brindley)와 연계하여 트랜트 & 메시(Trent & Mersey)운하를 건설하기 시작하였다. 1777년 이 운하가 완성됨으로써 이것을 이용하여 웨지우드는 에투리아공장에 코니쉬점토(Cornish Clay)를 대량으로 운반 해 올 수 있었다. 그는 결국 리버풀이나 훌(Hull)에서 바지선을 이용하여 상품을 이동할 수 있는 운송대책을 스스로 개척한 것이었다.

우정
1762년에 그가 다시 아픈 무릎 때문에 병상에 누워보내야만 했을 때 토마스 벤트리(Tomas Bentley)를 소개받았다.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그는 조지아에게 평생친구가 되어주었으며 문화적으로 조언자 역활을 해주었다. 또한 그는 웨지우드가 과학자, 자유사상가로서의 경력과 인생관을 갖게 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후에 그들의 이러한 우정은 급기야 1768년 장식용 용기들을 만드는 회사를 세우고 동업자로서 일하는 데 까지 이어졌다. 여기서 만들어 내던 장식용기들은 매우 인기가 있었으며, 1771년 웨지우드는 에투리아(Eturia)라고 불리는 새로운 공장을 세우기에 이르렀다.
1760중반 동안 사업 관계는 웨지우드와 벤트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미 절친한 친구로서 가까워진 벤트리는 리버풀 지역의 상인이였는데 특별히 퀸즈웨어라 불리우는 조지아의 그릇을 전담하여 취급하였다. 그는 계속해서 웨지우드사(社)의 열렬한 구애를 받았지만 동업자임을 법적으로 체결한 문서는 1769년 8월10일에서야 체결되었다. 조지아는 이러한 사업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왠일인지 그는 벤트리를 내세워 자신의 예금을 많은 친구들과 사회적, 정치적, 철학적인 논쟁을 벌이는 데 원조하거나 실험을 계속하는데, 혹은 부인인 샐리와 아이들과 함께 집에서 지내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천착했다. 그러나 이러한 안정된 생활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1768년 봄 조지아의 오른쪽 무릎에서 오던 고통이 점점 더 심해져서 결국에는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결정을 내려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는 마취없이 이루어진 수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고통을 이겨내었으며 끔찍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그는 몇 주안에 회복되어 목발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는 살면서 외국에 나가본 적이 한 번도 없지만, 다리가 없는 것 때문은 아니었다. 그는 집에서 먼 곳까지 여행할 수 있었고, 굉장히 능동적인 인생을 살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수술 후에 그의 아들 리차드(Richard)가 단지 한 살이라는 나이에 사망하게 되어 그의 고통은 계속되었다.
1766년에 웨지우드는 에투리아 스타포드셔주에 광대한 부동산을 매입하여 새로운 공장을 세웠다. 그는 1769년에 정식으로 공장을 세우고, 그의 동업자인 토마스 벤트리와 제휴하여 신고전주의 양식의 장식품을 만들어 내기 시작하였다. 이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는「로소 안티크(Roso Antique, 고대 붉은 빛)」, 「바잘트 웨어(Basalt Ware, 현무암도기)」, 「자스퍼 웨어(Zasper Ware, 벽옥도기)」 세 종류가 있다. 바잘트 웨어는 「하랜드의 단지」라고 불려지는 로마시대의 카메오 글라스(Cameo Glass)를 재현한 것으로 웨지우드가 살아있을 동안 대략 50개정도가 제작되어졌다. 이것들은 잉크스탠드, 소금그릇, 촛대, 실물크기의 흉상, 용기류로 제작되었으며 때때로 납, 은, 금도금, 브론즈를 사용해 장식되기도 하였다.
그의 주변에는 부조(浮彫)디자인을 하다가 후에 로열 아카데미의 초대 조각교수가 된 플랙스만(John Flaxman, 1755∼1826), 동판 에나멜화를 제작하고 동물화가로도 유명한 스텁스(Georrge Stubbs, 1724∼1806)등 많은 예술가나 교양인들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건축가 아담형제(Robert and James Adams)가 주도해서 영국의 국민적 예술양식이 된 신고전주의 양식을 단지, 식탁용 시기류, 메달, 난로장식, 소도구류 등을 통해 완성시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