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제2시기(1758-1791) 로렌조 지노리(Lorenzo Ginori)
 카를로의 세 아들 중 장남 로렌조가 자기공장의 운영과 관리를 계승하였다. 제2시기가 시작될 무렵 돗챠자기공장은 1시기의 업적으로 인한 높은 평판을 얻고 있었다. 이를 토대로 하여 로렌조후작은 제품의 판매를 증가시키고 설비를 확대하는 등 공장의 확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였다.
 한편 카를로의 영웅적이고 실험적인 시대는 끝났다는 생각으로 18세기 후반의 생산목표는 기술적 탐구의 시도보다는 상품 판매에 주력함으로써 조각이나 대형 작품은 제작이 중단되었다. 그러나 커피세트나 식기세트의 제작이 성행하였으며 「작은 장미」나 「부케와 과일」등의 인기있는 장식을 채택하였다. 또한 형태의 개량과 종류의 폭을 넓혀, 기존의 제품 이외에도 촛대, 제단용 병, 야간의 휴대용 조명, 숯 담는 발 등이 등장했다.

 공장의 운영방식은 변화하였지만 제1시기의 장인들이 계속 재직하였다. 가스페로 브루스키(Gaspero Bruschi)와 장식사 야고보 환추라치(Jacopo Fanciullacci)는 1시기에 활약했던 대표적인 장인이었으며 브루스키의 사후에는 주세페 에텔(Giuseppe Ettel)이 조각과 성형디자인 부분을 담당했다.
 로렌조 지노리는 제품의 품질 향상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였고, 외부에서도 우수한 장인을 불러들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운영의 규범이 된 것은, 로렌느 출신의 관리책임자 상 롤랑(St. Laurent)이 작성한 보고서였다.(1760년) 이 보고서에는 반죽한 흙이나 유약의 구성성분 뿐 아니라 작업에 소요되는 비용이 정확하게 기재되어 있고, 새로운 기업운영방침에 의해 공장을 재편성하려는 로렌조의 의사를 표명하는 내용도 있다. 또한 당시 빌라의 지하에 자기나 마욜리카 도기에 남색이나 다채색으로 장식하는 화공을 위한 방, 석고방, 소조사의 방이 있었고, 넓은 진열실 겸 미술관 이외에도 갖가지 보관소나 창고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카를로 리스토리(Carlo Ristori)를 포함한 14인의 화공이 있었으며 꽤 저명한 프레스코 화가인 쥬세페 로메이(Giuseppe Romei)만이 비상근장인이었다. 그는 1735년 아카데미아 델 디제뉴에서 견습하였고, 식물의 즙을 사용하여 타피스트리를 염색하는 기술을 발명하기도 하였다. 1741-45년에 걸쳐 돗챠에 체재했던 필립포 모르겐(Filippo Morghen)은 판화가로서의 소묘적인 필치가 발휘된 걸작들을 제작하였다. 잎이 무성한 나무들의 풍경을 묘사한 것들은 동판화의 단채기술과 자기 그림과의 완벽한 융합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들은 모두 이전에 지노리의 소작인이었는데 돗챠의 디자인과 조소 학교에서 교육을 받아 성실하고 다재다능한 장인의 「일군」을 형성하였다.

 18세기의 조직적이고 과학적인 정신은 제2기의 장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상을 보다 깊이 탐구하려는 시도가 농촌적 주제의 풍속디자인화적 정경에 관한 새로운 관심을 탄생시켰다. 추수, 배와 포도의 수확, 그 외의 농촌생활과 관련이 있는 계절행사 등이 주제적 모티브로 유행하여 이 시기 제품에 선명하게 표현되었다.
 쥬세페 로메이와 필립포 모르겐 등 전원의 경관도를 세밀하게 표현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던 장인들은 나무들로 둘러싸인 풍경과 폐허가 있는 공상적인 경관도를 통합하여 그렸다. 그들은 쥬세페 족키(Giuseppe Zocchi)와 프란체스코 발토르(Francesco Bartolozzi)의 판화에서 부터 피렌체의 작품들에서 보여지는 로코코적 자연을 익혔다. 1790년에 치롤 지방의 화가인 이냐지오 모델(Ignazio Moder)이 묘사한 자연주의적인 풍속화의 정경은 농민들이 일상의 일에 종사하고 있는 부분을 표현하고 있고(예를 들어 11월의 돼지의 도살 등), 거기에는 일루져니즘적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이 시기 돗챠자기공장의 제품에서 특이한 점은 파리나 빈의 유행을 따른 중국풍 아라베스크 취향이다. 중국 양식이 한세기를 풍미했던 이유는 이국정서가 자아내는 매력, 탐험과 발견, 또는 지리적으로 미지의 세계의 미를 환기한 것에 대한 매혹이 아니라 창의로 가득한 기상이나 불규칙성을 촉진한 동양적 묘사의 공상에 힘입은 것이었다. 인물이나 동물, 작은 새, 작은 양산, 파고다 등, 동양 생활의 묘사는 당시 유명했던 프랑스 예술가의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제작되었다.(그림 1, 2)

(그림1) 중국풍 밑그림, 1762년, J.퓨만 作, 장식앨범

(그림2) 꽃 밑그림, 1762년, J.퓨만 作, 장식앨범

 제2시기부터는 여러 판화가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로부터 나온 모티브를 포함한 견본첩인 장식패턴앨범이 사용되었다.  앨범의 모티브들은 이상과 현실의 행복한 통합을 의미하는 여러 장소나 나라의 풍경, 인물, 동물, 꽃 등과 같은 자연물의 묘사가 대부분이었다. 그것은 안라이타 부자 이후, 아르누보의 자연주의적이고 유기적인 예에까지 이르러 돗챠에 동물화의 유행을 가져왔다. 인기를 얻은 또 하나의 모티브는 식물학적 도판으로 표현된 부케나 작은 장미모양의 꽃 구성으로서, 동시대의 마이센, 세브르 가마의 제품에서도 같은 현상을 볼 수 있다. 또한, 다른 장르로부터 주제나 모티브가 유입되기도 했는데, 특히 판화와 자기그림 간에는 상호교류의 경로가 형성되었다.

3)제3시기(1792-1837) 카를로 레오포르도 지노리 리시(Carlo Leopoldo Ginori Lisci)
 젊어서 부친의 일을 계승한 카를로 레오포르도는 외국 여행을 즐겼다. 특히 국립 세브르 제도소와 같은 장소를 방문하고 태토나 장식, 가마 제조 등 기술적인 개량에 관한 지식 등을 획득하여 높이 12m, 4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가마를 만들었다.
 로렌조후작이 판매에 힘을 기울였던 것만큼, 카를로 레오포르도는 공장의 개선에 관심을 쏟았고 따라서 그가 운영했던 시기는 자기공장의 근대화와 그 혁신의 단계를 보여준다.
이 시기 제품의 특징은 당시 유행하던 양식이나 취미의 신경향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여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형태와 장식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이러한 경향은 쥬네브 출신의 화공인 프란체스코 쥬세페 데 제르멘(Francesco Giuseppe de Germain)과 아브라함 콘스탄틴(Abraham Constantin)의 장식에서 보여진다. 데 제르멘은 접시나 컵 장식에 풍경표현의 장르를 도입했고 콘스탄틴은 유채화나 프레스코화 등의 회화를 자기에 복제하는 기술을 터튿하여 특히 유명화가의 대표작 복제에 힘을 기울였다. 콘스탄틴은 자신의 기술을 조브만 밧티스타 환추라치의 아들에게도 전하여 돗챠자기공장은 회화를 정밀하게 복제하는 비법을 보유하게 되었다.
 당시 돗챠자기공장의 제품에는 지노리가의 문장장식에서 착안한 인각이나 손으로 그린 별모양의 상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상표의 탄생은 역사적인 종족의식의 시작과 명예의 확실한 확인이라고 볼 수 있으며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른 상표들도 등장했다.
 1816년부터 1818년에 걸쳐, 앞서 말한 4개 층의「이탈리아식」이라 불리는 가마의 건설로 마욜리카도기와 유약을 바른 다공질도기, 자기와 채색자기를 동시에 소성하는 일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 새로운 발명에 따라 공장은 확대, 개선되고, 특히 식기류의 판매가 증대되어, 하루에 180명의 직공들이 쉴 새 없이 일을 할 정도였다.
 카를로 레오포르도 지노리의 「계몽주의적」인 운영하에 있던 시기는 새로운 공업적 실험을 향해 나아가는 기반이 되었다.

4)제4시기(1838-1878) 로렌조 2세 지노리 리시(Lorenzo Ⅱ Ginori Lisci)
 로렌조가 부친의 뒤를 계승한 것은 1838년이었으나, 실질적으로 운영관리를 개시한 것은 파리에서 화학연구를 마쳤던 10년 정도 후의 일이었다. 그는 공장의 운영을 맡은 것을 기득권의 단순한 계승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문가가 되기 위한 연구에 몰두하였다. 또한, 로렌조후작은 이전부터 자기공장을 확대하고 개혁하는 것과 국제적 판로를 개척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위해 유럽의 유명한 자기공장을 방문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1854년, 로렌조는 자기공장의 운영을 파올로 로렌치니(Paolo Lorenzini)에 위임하였다. 그는 생산과 설비의 개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돗챠자기공장의 제품을 국제시장에 선보이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였다.
당시의 수 년 간 돗챠자기공장은 런던(1862년), 파리(1867년), 빈(1873년) 등 유럽 만국박람회에 참가하여 수상하였고, 이 때부터 공장의 경이적인 확장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설비와 기계를 도입하였고 장인과 직공의 수도 18년 만에 120명에서 520명으로 증가하였다. 또한, 로렌조는 자기사용의 보급에 주력하였다. 그 때까지 자기는 고가의 상품이었고 보급은 한정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로렌조후작은 제품가격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등 여러 면에서 미래를 향한 선구적 면모를 보였다.
 혁신의 노력은 장인과 직공들을 배려하는 일에서도 나타났다. 로렌조후작은 자신이 바라던 복리후생제도를 1860년에서부터 10년 동안 연구하여 완성시켰다. 돗챠에는 연금제도가 있었고, 직인들은 바다의 휴양지에 있는 별장을 무료로 이용하였으며, 도서실을 활용하였다. 도예서클, 음악협회 등 취미활동을 위한 모임에도 참가할 수 있었다.
 로렌조후작은 제작에 필요한 새로운 도구와 기술을 도입하였다. 불을 켰을 때 표면의 장식이 드러나는 램프나, 갖가지 두께의 자기제품을 만들기 위해 제작된 얇은 자기판「리토파니아(litofania)」등의 새로운 도구가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당시 도입되었던 기술로는 사진이나 인쇄물, 다색 리토그래프를 자기에 복제한 것, 그리고 르네상스 시대에 실용화되었던 기술인 마욜리카 도기에 금속 느낌의 광택을 첨가한 것 등을 들 수 있다.
 1850년과 1851년에 자기공장과 미술관의 상징이 되는 제품이 만들어졌다. 그것은 자기공장에 면해있는 언덕의 풍경이 그려진 《메디치(Mediceo)》라는 큰 항아리였다. 르네상스 양식을 모방한 느낌의 항아리가 사람들의 관심을 얻은 이유는 자기의 그림이 장소의 이미지를 충실하게 표현하였고 회화적으로 정확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이 시대에는 옛날 모델을 모방하는 일이 자주 행해졌다.(그림 3) 또한, 과거의 대화가의 미술작품을 흉내내는 장식이 시도되기도 하였다. 자기판에 티치아노의 《프로라》와 같은 유명한 회화를 복제한 것 뿐 아니라, 티치아노, 루벤스, 반 다이크 등 화가들의 초상도 티컵 세트의 장식으로 사용되었다. 이 시기 돗챠자기공장의 주임디자이너였던 로렌조 베케로니 시니어(Lorenzo Becheroni senior)는 당시 유행했던 장식경향인 피렌체나 밀라노의 풍경을 자기 위에 그리는 것을 시도했다.

(그림3) 메디치 항아리, 높이 47㎝, 제4기(1850년 경), 지노리 作

 당시에 유행하던 자기가 모양이나 품질만이 아닌, 인물이나 역사적인 사건과의 관계를 나타낸다는 것은 자기공장이 이미 도달했던 지명도의 수준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알의 각풍(a guscio d'uovo)》 커피세트는 기술적이며 예술적으로 훌륭했기 때문에 왕실로부터 주문을 받게 되었고, 사보이아왕가로의 납품의 시초가 되었다.
 또한《케디베(이집트의 총독)》라고 이름 붙여진 세트는 이스마일 파샤(Ismail Pascia)의 주문으로서 1872년부터 74년의 만 2년 간 기술수준이 높은 장인들에 의해 제작되었다.  형태나 모양이 각기 다양한 접시 등은 고대 이집트의 장식을 모방하여 띠나 파르멧트 문양, 파피루스 등의 소재가 창조적이고 자유로운 방향으로 연구되었다. 《케디베》에서 표현된 개성을 새로운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형태의 아이디어, 색채의 질, 모양이 다양하여 뛰어난 소품이 많이 만들어졌다.
 로렌조 2세의 시대는 1878년에 막을 내렸다. 돗챠자기공장은 국제적으로 유명해졌고, 제품의 판매나 수출은 호조를 보였으며 왕실이나 유명인에 의한 주문제품은 돗챠자기공장의 성공을 확신하게 하였다.
 따라서, 1873년 일본에서 피렌체에 도착한 이와쿠라 사절단의 대사들이 저명한 미술관과는 별도로 로렌조 2세의 운영 하에 있던 돗챠자기공장의 방문을 원했던 것은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니었다.

<붉은 수탉>, 스프통, 높이 27㎝, 제2기(1770년 경), 지노리 作

<붉은 수탉>, 큰 접시, 지름 37㎝, 제2기(1770년 경), 지노리 作

<폼페이풍카메오장식접시>, 지름 23. 2㎝, 제2기∼제3기(1780∼1810년), 지노리 作

<폼페이풍카메오장식스프통>, 높이 28㎝, 제2기∼제3기(1780∼1810년), 지노리 作

<식물학도판접시>, 지름 21.2㎝, 제3기(1823∼1824년), 지노리 作

<케디베>, 지름 37.5㎝, 제4기(1872∼1874년), 지노리 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