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노/다카도리도자기연구 

부젠(豊前)의 아가노도자기(上野燒)와 치쿠젠(筑前)의 다카도리도자기(高取燒)는 지역적으로 현재 후쿠오카켄(福岡縣)에 속해 있는 도자기양식이지만 하기(萩), 사츠마(薩摩), 고지로(小代), 야츠지로(八代 또는 고우다(高田))의 도자기와 함께 임진왜란 이후 서일본에서 융성하였던 양식이다.
그런데 이 두 가마 모두 창시기에서 초기 즉 게이쵸(慶長)시대부터 겐나(元和), 간에이(寬永)시대에 걸친 변천에 대해서는 근년까지 단편적인 자료밖에 없으며 그 실체는 거의 확인되지 않는데 공통점이 있다.
에도시대 전기 이후 아가노, 다카도리도자기라는 이름은 알려져 왔으나 실질적으로 밝혀진 것의 대부분은 초창기의 것이 아니라 한의 어용가마 작품으로서의 성격이 강한 간에이시대 중기 이후의 작품이 많다. 즉 아가노도자기의 경우에는 오가사와라(小笠原)가 영주가 되었던 간에이 9년 (1652)이후 메이지 시대에 이르기까지의 아가노 사라야마(皿山)가마의 작품이며 다카도리에서는 다도의 세계에서 유명한 엔슈우 다카도리(遠州高取)를 왕성하게 제작하였던 시라하다야마(白旗山)가마가 시작되었던 간에이 7년 이후의 시라하다야마가마와 고이시와라츠즈미가마(小石原鼓窯)의 작품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모모야마 시대의 미감이 두터웠던 게이쵸시대에서 겐나, 간에이시대에 이르는 작품의 대부분은 아가노나 다카도리의 것은 아니고 가라츠도자기의 일부라고 전해지고 있다.
아가노도자기의 최초의 가마에 해당되는 가마노구치(釜ノ口)가마의 작품, 에이만지 타쿠마가마(永滿寺宅間窯)나 우치가이소가마(內ヶ磯窯)에서의 다카도리도자기는 최근에 가마터가 발굴되어 출토된 도편에서 작풍이나 종류가 밝혀졌으며 종래 마다라가라츠 혹은 조선가라츠, 에가라츠, 무지가라츠로 알려진 것에 상당수 포함되어있음이 판명되었다
그런데 에도시대 전기까지는 다인이나 애호가의 사이에서 가마노구치가마의 작품과 우치가이소가마의 것이 각각 부젠도자기, 아가노도자기 내지는 치쿠젠도자기, 다카도리도자기로 알려졌으나 그 후 아가노에서는 좋은 것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지방의 것이 되어 애호가의 세계에서 잊혀졌으며 또한 다카도리도자기는 엔슈 다카도리풍의 작풍에 의해 세상에서 평가받기 위해 에도시대의 것과는 상당히 다르며 고가라츠양식에 가까이 만든 모양의 초기의 여러작품은 오히려 가라츠도자기로 인정되고 있었다. 지금 초기의 가마터에서 채집된 도편을 보면 에도시대의 애호가들이 그와같은 상이함을 범하였던 것이 어쩔 수 없었던 것으로 생각되며 고가라츠에 가까운 것이 많았음이 확실함으로서 엔슈우 다카도리풍의 작품은 우치가이소가마에서는 거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채집된 많은 도편을 관찰하면 우치가이소가마와 고가라츠의 양식은 와라바이유(藁灰釉)와 철유를 칠한 조선가라츠의 경우에는 가라츠의 후지노가와치(藤ノ川內)가마의 작품과 분별하기 어려운 것이 있으나 그외에는 성형방법의 특색이 있어서 판별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아가노의 가마노구치가마의 경우 채집도편의 위에서는 우치가이소가마정도의 성격이 강한 것이 많지 않아 전해지는 작품에서도 가라츠의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된다. 흥미로운 것은 고사츠마로 알려진 사츠마의 다테노가마의 작품과 유사한 것들도 가마노구치가마에서 구워진 것도 있으며 또한 와라바이유를 칠한 고하기(古萩)와 우치가이소가마의 다카도리와의 사이에도 공통된 것이 있으므로 전해지는 도자기로 보아서는 판별하기가 어렵다.
전해지는 다도가마를 알 수 있는 것은 대체로 바쿠후말기부터 메이지, 다이쇼를 지나서 2차세계대전 까지의 것이 많으며 그 식별은 상당히 주관적인 것이 많다고 생각되며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오판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가마터에서 발굴되어 그 실체가 차차 판명되는 지금에 있어서도 아직 과거의 잘못된 정설을 그대로 주장하고 있는 다도의 애호가가 이외로 많고 마다라가라츠로 알려져 있는 것을 고다카도리로 고집부리는 사람이 많은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