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이우환에 있어서 타자(他者)와 신체의 문제 - 장원
2013-09-09 (월) 17:34 조회 : 1664
 
 
이우환에 있어서 타자(他者)와 신체의 문제 :
<조웅(照應)>에서 '점'의 의미를 중심으로
(The) study on the problem of 'the other' and 'body' in the works of Lee, U-Fan :
the meaning of 'point' in <correspondance>
 
 
 
홍익대학교 대학원 도예과
장원
 
 
  • This dissertation is aimed at scrutinizing U-Fan Lee's art world by analyzing the meanings of his life and works of art. Lee didn't seem to count on intuition but instead he gave much priority to art theory. Just as Russian artist Wassily Kandinsky was a theorist who wrote the theory of abstract painting in German language, which was an absolute foreign language for him, U-Fan Lee also wrote plenty of art theories and criticisms despite his nationality: Korean. As an artist who created works of art along with studying art theory, Lee's significance spruces up not only Korean contemporary art history but also oriental contemporary art history.
    It is an undeniable fact that Korea is still standing weak under the current international logic of dominance. Attention toward 3^rd world through contemporary art is merely one phenomenon resulted from self-criticism on the occidental centralism, not the outcome of the shift or dismantlement of subject's center. Parting with the traditional concept of art, Lee absorbed western philosophies into his art world and developed his unique art theories in the history of modern art that had been presided by western world. To surmount the tradition of subject-centered perception, which had dominated over western philosophies since Decartes, Lee built his theory on the combination of Martin Heidegger's ontology and Maurice Merleau-Ponty's phenomenology, He exploited the essence of oriental painting method and its spirit. However he didn't forget to introduce critical theories on art and culture that constituted the foundation of western contemporary art.
    In his point of view, the tradition of western modern art is simply the objectification of ideas and the configuration of forms, The reality that human beings encounter in this object-oriented culture is not 'the reality per se', but merely the objectified idea.
    Therefore, Lee creates the 'meeting space' that enables people to realize the sentiment of unification with world, Lee introduces the necessity of attention to 'the other' and 'body' that make it possible to meet with others. Concerning his critical point of view over western civilization, we should clarify the way he presents the word 'the other'. Ordinary definition of 'the other' is based on the subject-oriented perception and the separation between subjective and objective, but here Lee develops unique quality of 'the other', which pays attention to the relative quality between both sides rather than the segregation one from the other. Therefore, the art world Lee wants to introduce can be generated from the moment only when the limitation on himself as a subject and the attitude to constitute works of art as an open relation body are mixed together. This is not the world directly connected with outer world but the world of abstraction. This is why he takes 'body' as a 'Relatum', which becomes prerequisite for communication with outer world. This characteristic is the most evident component in his abstract works that taboo traditional representation.
    The strokes exercised by movement of Lee's painting brush continually create points and lines until the tip of the brush dries out. Like the fact that 'everything comes from a point but vanish away after all', the fading away characteristic in his painting indicates a change or a shift from existence to nonexistence. This repeating movement also means eternity. Through 70s and 80s, two questionable subject matters appeared in his art world. Those are 'existence' for painting and 'relation' for sculpture, However at the beginning of 90s these two features began to fuse together on the canvas. In this case, the canvas doesn't function simply as two-dimensional physical surface that provides space to create visual illusion. The intervention of outer world or others in the three-dimensional space entangles with points and lines 'that symbolize the question of. 'existence', The result of this complicated fusion is the series of <Correspondance>. On what this paper is going to concentrate is the relative composition, which is usually revealed by strong interaction between what Lee paints and what he doesn't. Through this interactive space we will spotlight 'the other' that appears after outer world meets outer world, and also we will confirm body as a mediator for their get-together.
    By setting an artist, who balanced between practical and theoretical field, as an object for research, this thesis is to provide an opportunity to see the possibility of academic monograph through logical verification. As its outset relied on the theories of the artist, any clear subject or unified aesthetics wasn't able to apply to verify Lee's art world with cohesive log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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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논문은 이우환이라는 작가와 그의 작품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의미 분석에 의한 작가론을 시도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우환은 예술에서 직관이란 것을 별로 신뢰하지 않으며, 작가의 작업에서 이론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시기상 멀지 않은 예로 러시아 작가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가 자신에게는 외국어인 독일어로 추상화론을 썼던 것처럼, 이우환 역시 한국의 작가이면서 외국어인 일본어로 모든 이론서와 비평문을 썼다. 이렇게 이우환이라는 작가는 이론과 작업을 병행하는 작가로서, 한국의 현대미술사 뿐만 아니라 동양의 현대미술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얻을 수 있다고 여겨진다.
    현 국제사회의 지배논리에서 한국은 아직 영향력이 약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대미술을 통한 제3세계에 대한 관심이라는 것은 서구 중심주의의 자체 비판에 따른 현상의 하나일 뿐, 주체의 중심이 옮겨지거나 해체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우환은 서구 중심의 현대미술계에서, 서양의 철학을 자신의 미술에 수용하여 전통적 미술관념과는 다르게 독특한 이론과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데카르트(Rene' Decartes) 이래 주관중심적 대상 인식의 전통을 극복하기 위해, 특히 하이데거 (Martin Heidegger) 의 존재론과 메를로 퐁티 (Maurice Merleau-Ponty)의 현상학을 토대로 하여 자신의 이론으로 확립한다. 그는 동양의 화법과 정신을 가장 본질적인 부분에서 재발견하여 활용하고 있으면서도, 서구 현대미술의 기본적 토대를 이루는 예술과 문명에 대한 비판적 이론까지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이우환에게 있어서 서구 근대미술의 전통이란 이념의 대상화(對象化)와 상(像)의 형상화일 뿐이며 이러한 오브제 문명 속에서 인간이 직면하게 되는 현실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닌, 현실이라고 하는 물상화된 이념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세계와의 일체감을 자각하는 '만남'을 이루고자 한다. 여기서 그가 제시하는 것이 '타자성 (他者性)'에 대한 주목과 그 타자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매개항으로서의 '신체(身體)'이다. 그런데 그의 서구문명 비판이라는 관점에 대해 명확히 해야만 하는 부분은 그가 제시하는 '타자성'의 설정이다. 일반적인 '타자'의 설정 자체가 인간 주체중심적 시각과 그에 따른 주객관의 분리에 근거한 것이지만 이우환에게 있어서의 '타자성'은 주관과 객관의 철저한 분리보다는 그 사이의 관계성의 주목에서 독자적인 특징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정은 그가 "인간은 세계 내의 간주관적(間主觀的) 존재"라고 언급한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그러므로 이우환이 새롭게 제시하고자 하는 예술작품의 세계란, 주체로서의 자신에 대한 한정과 열려진 관계체로서 작품을 성립시키고자 하는 태도로부터 성립한다. 이것은 외계와 직결되는 직접성이 아니라 매개항으로서의 추상성의 세계인 것이다. 그러기에 그는 세계와의 만남을 이루는 필수적 '매개항'으로서 '신체'를 다루고 있으며, 이것은 재현을 거부하는 그의 추상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우환이 회화에서 점을 찍고 선을 긋는 행위는 붓끝의 물감이 모두 닳아 사라져갈 때까지 반복하여 계속된다. 여기서 사라져 가는 것은 "삼라만상이 점에서 시작하여 스러져 가는" 존재로부터 비존재로의 변화 혹는 이동을 보여주며 이 과정의 반복이란 곧 무한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70년대와 80년대를 거치면서 겪은 변화를 통해 자리잡은 회화에서의 '존재' 문제와 조각에서의 '관계'가 90년대로 들어서면서 캔버스 위에서 융합 또는 완결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 때의 캔버스는 그에게 있어서, 단순하게 물질적인 2차원의 평면이거나 시각의 환영(illusion)을 담아내는 공간이 아니다. 즉 3차원의 공간에서 제시된 외계나 타자의 개입이, '존재'의 물음을 던진 점과 선에 의해 회화에서 복합적으로 드러나며, 이 작품이 바로 <조응(照應; Correspondance)> 시리즈인 것이다. 앞으로 이 글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점은 이우환에 의해 그려진 것과 그려지지 않은 것 사이의 강렬한 상호작용에 의해 드러나는 관계적 구성이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비로소 외계와 외계가 어울리면서 드러나는 타자성의 주목과 함께, 그 만남을 주선하는 매개항으로서의 신체성을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다.
    본 논문은 이와 같이 이론과 작업을 병행하는 작가를 연구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철저하고 논리적인 검증을 통한 학문적 작가론의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하는 시도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연구의 시작을 작가 자신의 언급과 이론에 의존함으로써, 단일하고 명쾌한 주제나 미학으로 모든 작업을 일관하여 규명하는 데에는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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