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도자기 

천종업

1. 유럽 및 중근동 지방의 도자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기는 고대 이집트의 아닐 분지에서 B.C 5000~3000년경의 TerraCotta질의 항아리로서 오래전부터 토기류가 있옸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바빌로니아와 앗시리아인들은 B.C 9~6세기경에 석유(주석의 백온성을 이용한)를 입힌 타일과 연호를 생상하였다. 물레도 도자기술에 혁명적인 발명품으로서, 그 기원은 알 수 없으나 고대 이집트, 바빌로니아, 페르시아인들이 사용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특히 그리스에는 물레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기물이 많이 출토되고 있다.

독일인들은 유약과 소성기술을 앗시리아인들에게서 배워 유사이전 독자적인 도자기기술이 발전하였으며 남서독일에서는 B.C3000년경에 만든 항아리가 발견되고 있다. 이와같이 고대 서양 여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도자기술이 발전하였던 것은 확실하나,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1270년)]에서 중국의 청자에 대해서 지극히 감탄하는 것을 보면 그 당시까지만 해도 유럽의 도자기는 그렇게 뛰어나게 발달하였던 것 같지는 않다.

유럽대륙에서 그동안 발달하였던 도자기술은 로마제국의 쇠퇴와 함께 수세기동안 정체되었다가 다시 스페인에서 시작되어 14세기경에는 연질도기가 중동, 이란 등지에서 들어와 "Espani moresque ware"라고 하는 특유의 Lustre채화의기물이 생산되었으며 이 기법이 이탈리아에 전해져 유명한 Majolica가 출현하게 되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1520년경에 도기가 완성되었으며 1550년에는 벨지움의 "Delft ware"가 영국에 전해져 유럽의 도자기는 이탈리아, 영국을 중심으로 발달하게 되었다.

그 후 Delft지방에서는 1700년경에 도기의 하회기법을 깨닫게 되고 1709년에는 독일에서 당시에 수입하였던 중국자기를 연구한 끝에 자기를 소성하게 되는데, 이후로 정부의 지원아래 성장을 보게 된다. 이 경질자기의 기술이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프랑스, 덴마크 등지로 전파되어 오늘날의 유럽도자의 기초를 쌓게 된다. 당시의 자기는 보석의 일종으로 취급되어 오늘날의 구미인들이 식기를 장식물로 여기는 풍조를 낳게 된 것이라 한다.

2. 영국

영국에서 13세기 이전에 만들어진 도기는 없고 로마제국의 번성과 함께 비로서 시작되어 늦게 출발하였으며 16세기에 와서는 Christerian Ware라고 부르는 흑색 또는 암갈색의 유약을 바른 도기가 출현하였다. 그 이후 영국의 도자기는 계속 발전하여 1750년경에 금칠의 자기와 1757년에는 동판전사방법을 발명하였으며 1762년에는 오늘날의 경질자기가 나왔다. 1794년에 유럽의 연질자기를 개량한 Bone China가 개발되었고 다시 1818년에는 석탄가마, 1840년에는 오늘날에 쓰는 현대적인 물레가 고안되어 도자기술 발전이 가속화된다.

19세기말에 영국에서 일어난 미술공예운동(Art and Craft Movement)은 다량생산을 강조하게 되는데 양산의 문제로 질적인 저하를 초래하게 된다. 또한 윌리엄 모리스(Willam Morris)와 존 러스킨(John Ruskin)은 기계에 의한 상업주의 문명이 인간을 타락시키는 본질적인 요인이라고 주장하면서 수공업으로의 귀환을 촉구하게 되고 과다한 장식을 없애며 그 용도를 서민생활속에서 찾음으로서 공예의 건강성을 회복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하였다.

이러한 배경에서 공방도예가(Studio Potter)라고 불 리는 독립적이고 예술적인 도예가들이 탄생하게 되는데 이들은 단순한 도공의 입장에서 벗어나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도예를 이끌고 간 선구적인 도예가들이다.

도예분야의비약적인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진 것도 이때부터이며 과학의 발달로 유약과 점토를 다루는 방법에 합리적인 과학성을 가져다 주었다. 이에 여러 가지 기술적인 실험들이 진행되고 그 결과 도예가들은 자유로운 표현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하여 유럽의 도자기는 학문적인 기초 아래 현저한 발전을 이룩하게 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3. 미국의 도자기

1655년에 네델랜드인이 펜실바니아에 가마를 짓고 인디언모양의 기물을 만들었으며, 1864년에는 뉴저지에 도기공장이 세워졌다고 한다. 이 지방에서는 후에(1770년경) 전형적인 식염유석기가 생산되었으며 Bokingham ware 같은 영국 도자기를 개량한 것도 만들었는데 이것이 바로 Frenton's enamel 이라 부르는 유명한 것이다. 미국에서 완전한 자기가 만들어진 것은 1825년의 일이며 1850년에는 Bone China가 생산되었으나 그 때까지의 미국의 도자기는 기술적으로 우수한 제품은 되지 못하였고 20세기에 들어와서부터 과학의 발전에 힘입어 많은 발전을 하게 된 것이다.

미국의 현대도예는 1950년대 동양의 선정신이 큰 영향을 준다. 이는 유럽에서 파생된 형식미의 한계에서부터 동양의 추상적인 데모테르의 내면적 아름다움을 수용하게 된 것이며 이로 해서 미국의 현대도예는 태동기를 맞게 된다. 이 무렵 미국을 중심으로 하여 일어난 추상표현주의는 도예가들로 하여금 비구상적인 예술이라는 점에 환심을 사게 되며 화가에서 도예가로 변신하는 경우가 속출하게 되는데 이때의 대표적인 작가로 피터 볼커스(Peter Voulkos)를 들 수 있다. 그는 오티스 미술학교를 설립하여 실용적인 도자기를 강의하고 생산하는 것에 전념한다. 1960년 대에 펑크아트(FunkArt)를 추종하는 사람들 즉 로버트 아네슨(Robert Arneson), 웨인 티바우드(Wayne Thiebaud), 윌리엄 윌리(Willam T. Wiley)등이 중심이 되어 표현적이고 초현실적이며 공격적인 도자기가 출현하게 되었고 형식에 치우치는 일이 없이 소신대로 작업하는 경향이 있었다. 한편 자유분방한 도자표현과는 반대개념으로 수퍼오브제가 형식미와 실용미를갖춘 섬세한 도자기로 나타나며 대표적인 작가로는 마릴린 레빈(Marilyn Levine)과 리쳐드 쇼우(Richard Shaw)등이다. 또한 60 년 대의 아트오브제의 출현은 펑크아트에서 연결되는 예고된 장르로서 예술적 가치를 부정하며, 자극적이고 상징적이기 때문에 동참하는 작가들조차 이해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새로운 표현매체로서 흙의 가능성이 예견되었고 70년 대에는 보다 덜 호전적이며 개인주의가 아닌 방향으로 서서히 발전한다. 60년 대 미술전반에 일고 있던 전위미술 즉 개념, 설치미술과 해프닝등이 도자에 접목되면서 굽지 않은 도자기가 나타나고 완전한 창작의 행위가 설득력없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따라서 관념의 유희는 더욱 복잡하고 풍자적인 쪽으로 발전하면서 로버트 아네슨 같은 작가는 유명인사들의 두상을 유머스럽게 묘사하였다. 자가들의 지적인 사고, 내면의 철학없이 형상에만 비중을 두었던 과거의 도자표현에서 예술까의 철학은 전체 도자흐름을 좌우하게 된다.

다양한 조형과 표현이 이루어진 이 시기에 도예는 활발한 도조(도자조각?)운동에 묻혀 그 명맥만 유지해 오는데 몇몇 작가들은 수천년을 이어 온 도자기의 전통성을 주장하면서 대중들에게서 생활속의 도자기, 주거공간에 풍요로움을 선사하는 도자기로 인식을 넓혀간다. 1980년 대에는 지금가지의 도자보다 미학적이고 철학적이며 역사적인 문제들을 중요하게 다루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보다 목적이 뚜렷한 표현양식으로 정리되어진다. 따라서 도조와 도예는 전보다 명확히 구분되면서 각자의 영역을 고수하고 서로를 인정하는 풍토가 정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