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우란 과연 무엇인가? 

우관호

결국 흙에 의한 조형은 아주 오랜 단계부터 실용을 위한 토기(土器)와 주술과 신앙이라고 하는 정신적 요구에 응답하는 토우(土偶), 이 두 유형으로 출현한 것이다. 이 양자는 물질문명과 과학적 합리주의가 팽배한 현대의 관점에서 본다면 확실히 목적이나 성격이 다른 위상에 서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토기와 토우는 이후 도자기와 조각으로 각기 발전해 온, 즉 그들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토기는 실용적, 기능적이고 토우는 비실용적이며 조형적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구별은 훨씬 이후의 근대에 이르러 겨우 인식된 개념이다. 선사시대 인간에게 있어서는 토기도 토우도 결코 별개의 산물이 아니었다.여기에서 우리는 토우와 토기가 가지는 동질이형(同質異形 :Heteromorphism)의 성격을 알 수 있다. 토우는 토기와 같이 일상의 생활용구로써 사용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단순히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한 감상적인 조각만은 아니었다. 풍요나 다산이라는 매우 '현실적인 목적'을 위해 만들어졌던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토우는 그들이 처한 가혹한 자연환경 가운데 생존할 수 있기 위해 필요한 영적(靈的)인 힘을 가진 존재였다. 따라서 토우는 생존에 관계되는 절실한 '용도(用途)'를 갖추고 있었던 것이고, 그러한 점에서 본다면 토기와 마찬가지로, 아니 토기 이상으로 '실용적(實用的)'인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