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 살아 온 민화 

가나아트

인사동 고서화점이나 민예품을 파는 곳에 가면 호랑이나 까치 등의 동물이나 책, 꽃 등을 누런종이에 그린 그림을 자주 보게 된다 .

이런 그림들을 민화라고 하는데 양반계급들의 고급한 취미와는 달리 서민들의 소박한 미감에 기초하면서도 매우 현대적인 느낌을 주어 최근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장르이다.
민화에 등장하는 소재들은 실제로 그 대상을 보고 그린 것이기보다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관념들을 종합하여 집약적으로 표현한 도상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옳다. 실제로 사람들의 생활공간을 장식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민화에서는 소박한 형태와 대담한 구성 그리고 현란한 색채 등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과감한 미의식을 통해 길들여지지 않는 한국적 미의식의 또 다른 세계를 엿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 하겠다. 문이나 벽장, 벽 등에 장식용으로 쓰였던 민화는 액을 막거나 복을 기원하는 역할도 동시에 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민화 가운데서도 장수를 기원하는 십장생도나 글자와 그림을 같이 풀어서 쓴 효제문자도 등이 매우 흔한 그림이다. 특히 이 효제문자도는 요즘도 종종 길거리에서 그려 파는 혁필그림의 형태로 만나 볼 수 있다. 그 밖에 책을 비롯해 문방구나 탁자 등을 배치해 놓은 책거리 그림이나 사람의 일생을 그린 평생도 등도 익숙한 민화들이다. 이렇게 민화는 생활 속에 자리한 일종의 장식미술로서 일상생활에 다른 용도가 분명한 미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