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磁예술의 새로운 모색

金仁煥(미술평론가)

도자예술의 중요한 점은 무엇보다도 흙에 의해 소성된 생활용기로서 출발했다는 점일 것이다.
인간생활의 진화단계에서 생활의 이기로서 만들어지기 시작하기는 했지만 오늘날에 와서 많은 사람들에게 광범위하게 호응을 받는 이유란 그것의 실제적 효용가치뿐만 아니라 도자기가 갖춘 예술적 품도에 관심을 갖게 되고 거기 매료된 탓이기도 하다. 이제까지 일반의 애정을 모으고 심미적 관심의 대상이 되어 온 것은 보통 전통도자기였던 것 같다.
그러나 새로 등장한 신예 도예가들에 의해 그 예술적 가치가 모색되고 추구됨에 따라 그들의 창의적 노력으로 만들어진 현대 도자기가 점층적으로 도자예술의 꽃으로 자리잡고 있는 시점이다.
현대도자기의 진수는 도예가들의 개별적 창의력의 발현으로 드러난 새로운 면모라고 할 수 있겠고 거기 기술적 역량이 보태져서 더욱 예술적 기품이 고양되고 있다. 현대도자기는 생활의 단순한 용기가 아닌 예술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서경석은 도예가로서 오랜 연륜을 쌓은 체험적 과정을 거치지는 않았으나마 새롭게 변신하려는 현대 도예가의 일원으로 이 고장의 도자예술의 신장에 공헌하고 있다.
전통 도예의 기술복원이나 재생, 혹은 답습만을 능사로 삼던 도예풍토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신예작가로서 기대를 모으는 도예가의 한 사람이다.
이 작가의 도자예술에 있어서 그가 추구하려는 발상의 핵심은 생활용기의 범주를 벗어나 폭넓게 예술적 용량을 집어 넣는데 있다. 고식적인 용기형태를 탈피한 그의 작품은 창의적 상상력을 진작시켜 갖가지 물형적인 형상을 개입시킨다. 우리 주변의 낯익은 자연, 그 자연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산자락과 숲을 이루는 나무의 형상까지도 그가 굽는 도자기 작품의 원형적인 포름으로 수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작가의 작품은 그것 자체가 축소된 자연의 모형이며 왜곡이라고 할 수 있다.


흙으로 빚어진 이 자연의 색다른 모형을 접하면서 우리는 「수석」이나「분재」가 환기시키는 유사한 분위기를 맛볼 수 있겠으나 다른 점은 여기서는 어디까지나 작가의 인위적인 예술의지가 작용하여 창출해 낸 예술작품이라는 점이다.
작가의 의도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의 자연, 우리의 아름다운 산하를 발상의 실마리로 끌어들이는 것 외에도 우리 현대사의 응어리진 면을 부각시킨다는 이채로운 작품발상이 첨가된다. 광주항쟁의 비극이 묻어진 「망월동묘역」을 그 나름대로 형상화시켜 상징적으로 작품에 발현시킨 것, 이것은 이제까지 도자예술에서 시도된 적이 없는 발상이다.
요컨대 도자예술을 단순한 생활용기나 고급스러운 완상품의 차원에서 끌어내 보다 뚜렷한 조형성을 진작시키거나 민중적 차원에서 자신의 예술의지를 거기 투입시키려는 모색적 작업임을 엿볼 수 있다.
발상의 의도가 어떻건 간에 도예가로서 기존의 인습적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스럽게 새로운 세계를 추구하려는 자세는 일단 높이 사줘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w:49cm, d:11cm, h:30cm)

(w:39cm, d:7cm, h:20cm)

(w:36cm, d:16cm, h:33.5cm)

(w:36.5cm, d:16.5cm, h:33cm)

(w:61cm, d:61cm, h:36cm)

(w:33.5cm, d:13cm, h:44, w:36cm, d:13cm, h:44.5cm)

(w:36cm, d:13cm, h:44cm)

(w:30cm, d:13.5cm, h:72.7cm)

민주를 빚은 님들은...(w:360cm, d:180cm, h:25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