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이름
Delightful moments
■ 작가이름
이아련
Lee Ahryen
■ 장소
피노크 FINORK
서울 성동구 서울숲9길 5, 2층
■ 날짜
2021.08.27(금) ~ 09.11(토요일)
월-토 13:00 - 19:00
■ 전시 소개
“ 톡톡 튀는 오브제들 앞에 섰을 때 관람객들이 잠시나마 어린아이가 된 것 같은 순간을 맞이하고, 오롯이 감각적인 즐거움에 집중해 눈으로 ‘맛’을 느껴보는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이러한 미적 즐거움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넣고 앞으로 현대 도예를 대하는 태도와 시선이 다양해지기를 바란다.” - 이아련
" I hope the audiences will be drawn to my vivid and delightful colours like a child to a sweet and be able to ‘taste’ them. Furthermore, I hope the aesthetic pleasures can stimulate the audiences’ curiosity about the potential of contemporary ceramic arts, and that people can, consequently, widen their perspectives its possibilities." - Ahryun Lee
놀이와 유희로서의 도자, 예술과 디자인
그리고 공예의 영역을 넘나드는 상상력을 자극 하는 오브제
- 이아련 -
현시대에 '도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석되고 인식되고 있을까?
'도자(cermics)'라고 하면 '기 器 ; pottery' 즉, 용기 容器나 일상도구로써 우리의 일상에 친숙하게 자리 잡고 있는 그릇의 이미지를 아마도 가장 많이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그릇'에 담긴 음식을 함께 먹고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의 식문화를 공유하는데 도움을 주는 도구로써의 '도자'가 우리에게는 가장 일차원적이지만 보편적이고 전통적인 이미지이다. 한국 도예작가라고 하면 이처럼 생활에 쓰이는 '기'를 만들거나 장인 정신을 계승해 전통적인 청자나 백자 혹은 달항아리를 제작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부딪히곤 한다. 이런 도자에 대한 전통적해석방식에서 탈피고 표현 매체로서 도예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기 위해 나는 2013년 영국으로 떠나 새로운 작업 세계로의 모험을 시작했다.
도예의 전통적 해석에 대한 도전으로 선택한 영국행이었지만, 유학 시절 한국인으로서 가진 정체성과 한국 도예 교육에서 중시되었던 '공예적인 마인드- 생각하는 손'은 나의 작업에 사실상 시너지 효과를 주었다. 한국에서 터득한 탄탄한 기본기와 기술들은 머릿속의 생각들과 상상력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고, 오히려 도예에 대한 개념적인 호기심과 질문들에 오롯이 집중하고 연구하도록 해주었다. 경험으로 이미 습득한 흙에 대한 물질성 대신 나는 흙으로 연구와 현시대에 도자를 어떤 시각으로 이해하고 재해석하여 발전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했다. 순수 예술, 디자인 그리고 공예라는 경계를 허물고 현대 도예의 무한한 가능성을 넒은 시각으로 접근하여 더 많은 표현 방식을 개발하고 대중들에게 더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었다. 끊임없는 담론들 속에서 현대 도예에 대한 정의는 아직까지 내려지지 않은 듯하다. 현재로선 스스로도 어떤 한가지 영역에 국한되어 정의되기 보다 작업의 방향성에 따라 때로는 예술가, 공예가, 혹은 디자이너로서 도자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하는 심미적 탐험가가 되고 싶은 마음이다.
이번 FINORK에서 열리는 전시는 영국 유학 후 작업한 작품들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다. <Tasty Collection - 맛의 컬렉션> 시리즈 (2016-)는 어린 시절 처음으로 맛보았던 대상들에 대한 추상적인 맛의 기억을 오브제의 형식을 빌려 시각적으로 풀어낸 작업이다. 흙을 만지고 형태를 만드는 행위는 나에게 매우 감각적인 놀이이자 순수하게 촉각적인 즐거움을 찾는 방법이기도 한데, 이런 원초적인 놀이는 아마도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나의 소망이 투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작업과정 자체가 하나의 유희가 되다 보니 가끔은 마치 어린아이가 놀이터에서 시공간을 초월해 놀이라는 그 행위에 오롯이 집중하는 것처럼 나도 창조행위 그 차제에 빠져 즐기게 된다.
이처럼 어린 시절에 대한 회상이 내 작업의 시작점이 되었듯, 나의 작업을 마주하는 관람객들이 잠시나마 힘든 이 시기에 현실에서 벗어나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릴 수 있길 소망한다. 톡톡 튀는 오브제들 앞에 섰을 때 관람객들이 잠시나마 어린아이가 된 것 같은 순간을 맞이하고, 오롯이 감각적인 즐거움에 집중해 눈으로 '맛'을 느껴보는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이러한 미적 즐거움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넣고 앞으로 현대 도예를 대하는 태도와 시선이 다양해지기를 바란다.
- Delightful moments 전시 설명서
■ 관련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