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수 개인전에 붙여

질흙은 인류의 역사를 통하여 표현의 대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 질감이나 표출방법이 예술의 경지를 표현함이 가장 경이적이고 용이한 대상으로 선택되어, 인류와 밀접한 관계를 지속하여 왔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예술표현의 절대성을 가진 작업을 하는 도예가들은 그들의 철학적 사고의 맥락을 시간적 자기누적의 작업으로 지속해 나아감으로써 고통과 번뇌의 깊고 높음을 깨닫게 됨과 아울러 숭고한 예술의 진가를 찾게 되는 것으로 본다.

이번 개인전을 갖는 김혁수의 작품세계를 보면 오랜 시간을 예술적 번뇌와 싸우며 자기를 찾으려는 참을성 있는 노력으로 작업을 일관하여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1979년 이후 화경전, 산미전 등 그룹전을 통하여 나름대로의 독특한 기법으로 개성있는 창작활동을 계속해 왔다.
이번 개인전에서 우리가 주의깊게 관심을 두고 보아야 할 점은 그의 작품이 끝없는 인내와 창작 의욕으로 숭고한 정신세계의 표출을 시도하고 있으며, 도예가 갖는 형태미의 아름다움을 차원 높게 표현한 점이다.

전시회를 통하여 앞으로 진취적인 발전의 계기를 찾고 서로간의 정보와 창의적 감정이 그의 정신세계를 지속해 나갈 것을 기대하면서 더욱더 발전하길 원하는 바이다.

1986. 9.
도예가 정 담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