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영의 손

박권수

강석영의 손은 불이다.

강석영의 손은 흙이 되고 그대의 가슴이 되고

강석영의 손은 바람이다.

몇 개의 얼굴과 몇 개의 산을 들고 신촌에 오면

맑고 푸른 빛기둥 되어

여기는 넓다.



원시의 모양들이 모두 숨어 버린 그의 가슴엔

숨쉬듯 몇 개의 조심스런 언어를 갖고



(오늘 아침 반포대교 밑에서 반짝이는 강물을 보았다.

반짝이는 강물은 수천의 고기 비늘되어 나의 얼굴,

나의 가슴, 나의 손에 도금되듯 날아와 천년의 미이라가 되었다.

뜨거울 것 같지 않은 불길이 나의 얼굴, 나의 가슴, 나의 손을

유혹하며 한삽 하루를 떠낸다. 강화도 너머로 낙하한 햇살이

나의 가슴에 표적되어 눕고 푸른 새떼가 바람에 포위되어

나의 산, 나의 얼굴, 나의 알지 못할 부호위로 도막도막 끊긴 소리

되어 낙하한다.)



산이 입을 열고 불을 키우는 정오

임신한 동산우에 수목으로 서서

강석영의 손에서 연마된 수천의 부러진 햇살들이

강석영의 손에서 여자의 하얀 가슴처럼 드러난 산과 하늘이

신촌에서 바람이 되고 그대의 문이 되었다.



알 수 없는 문 속으로 달빛처럼

소리없이 내리는 손

그 손의 주변에 지천으로 피는 꽃

각혈하는 산


무제(w:42cm, d:12cm, h:54cm)

무제(w:40cm, h:50cm)

무제(w:31cm, d:10cm, h:53cm)

무제(w:40cm, h:50cm)

무제(w:31cm, d:8cm, h:53cm)

무제(w:31cm, d:10cm, h:53cm)

무제(w:40cm, h:50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