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龍植兄의 陶磁가 갖는 意義



도자에 있어서 공예성에 관한 문제는 제작자의 의식 속에서 진부한 것으로 도외시되어 문제 삼지 않거나, 또는 보편적 인시에서부터 시작되기 보다는 선입견에 사로잡힌 개념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공예의 성립이 수용자의 참여여부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자를 연결시키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하며 그에 대한 올바른 이해로부터 시작될 때, 비로소 성취되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제작자가 지켜야만 할 수용자를 향한 약속인 것이다.
그런데 오늘의 상황에서 그 약속은 점점 신뢰감을 잃어가고 있으며 수용자가 외면당하는 경우를 우리는 도처에서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실정에서 황용식兄의 개인전은 도자에 관한 인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그의 작업은 도자와 수용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에서 출발하고 있다. 우선 성형방법에서 다량성과 다양성이 뒤따르는 슬립캐스팅 성형법을 택하여 높은 정밀성을 보장받았을 뿐 아니라, 대부분 기계적이거나 산업적인 방법만으로 만 간주되어왔던 점에 대한 그 나름대로의 긍지와 끈기를 보여주는 것이며 현대적인 의미에서 도자예술과 접목을 가능케 하고 있다.

소재의 선택에서 이미 생활에서 체험된 보편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접근하기 쉽고 익숙해져 있는 구와 원통, 원추 등 기하학적인 단순성에서 시작되고 있으나, 이 단순한 형태는 兄에 의해서 고안된 절제된 면의 왜곡이나 구의 경우 제한된 부분의 반전 등으로 단순한 것에서 벗어나 긴장감과 탄력을 지니고 있다. 이런 간결한 형태의 변형은 개체의 경우에 갖을 수 있는 조형적 효과뿐 아니라 여러 개가 모여질 때 결구방법을 원활히 하여 효과있는 구성을 이루게 하여 준다
兄이 여기서 바라는 것은 하나로서의 존재의의와 여러 개로도 구성하여 조형에 다양한 변화를 주고자 함이다. 재구성의 가능성을 준비한 것은 제작자에서 끝나는 조형물이 아니라 수용자까지 제작에 참여시키려는 의도로 생각되며, 도자기 일방적인 이해를 요구하는데서 한 걸음 나아가 그들을 제작에 끌어들이고 함께 공감하는 장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兄의 작업이 도자를 표현수단으로 취급하려는 현실에서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진솔한 의미의 도자예술로 나아가기 바라는 마음은 비단 같은 분야에 있는 오랜 동료의 바람만은 아닐 것이다.

1987. 9. 崔 建



(w:15cm, d:10cm, h:8cm)

(w:8cm, d:8cm, h:14cm)

(w:9cm, d:9cm, h:12cm)

(w:6cm, d:13cm, h:16cm)

(w:11cm, d:10cm, h:30cm)

(w:10.5cm, d:9.5cm, h:20cm)

(w:12cm, d:10cm, h:18cm)

(w:17cm, d:9cm, h:14cm)

(w:18cm, d:18cm, h:8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