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불의 자연성 최대 수용

이종수가 서울의 교수직까지도 포기하고 오로지 도예에 몰두하며 잡념의 세계와 간절한 이유와 그 보람이 이번 그의 도예전에서 보여지고 있다.
전시된 작품은 그의 도예성을 화려하게 과시한 것이 아니고 그에게는 그것이 신비스러운 불의 예술 세계인 바 이에 진지하고 경건한 탐구의 한 마당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는 도예가 품고 있는 자연성과 인위성의 절도있는 화합이 그 세계의 기본적인 과제라 한다면 이종수가 이번에 전시한 도예작품이 그 표본적인 답이라고 생각된다. 여기서 반성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은 도기의 생명적인 자연적 질감을 억압하는 유약의 색채과시 또는 그 표피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회화적인 표출, 다양한 조형적인 형태구성에의 치중이 도예작품으로 구상되고 제작되어 우리에게 자주 보여지고 있는 실정이다. 색채, 문양, 그림을 과시하기 위한 도예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러한 요소들은 이차적인 것이 된다. 도예에 부수되는 이차적인 일의성으로 과시되면 안된다는 사실을 이종수가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자연성에 순종하고 화합하고 있는 색, 그리고 불과 흙의 성질이 공존하는 상태를 보이는 질료적인 반영, 조심성 있게 다루어진 소박한 도예 형태, 인위적인 우위성을 이렇듯이 억제해야 하는 여러 요인을 이종수의 작품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금후 그가 더 나아갈 곳은 어디일까.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는 도예의 길 끝까지 가 읶는 것 같다.

임 영 방 (서울대 인문대 교수, 서울신문 1986년, 4월 8일자)



(w:15cm, h:16.5cm)
(w:20.5cm, h:22.5cm)
(w:30cm, h:20.5cm)
(w:22cm, h:17cm)
(w:10.5cm, h:17cm)
(w:11.5cm, h:21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