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 좋은 전대와 물가죽에 대하여

박순관

우리는 도자기를 성형하고 나서 도자기의 입술인 전을 다듬는다. 그래야 마무리가 되어 정돈되고 예쁘게 보인다. 이것은 여성들이 화장하고 나서 마지막으로 립스틱으로 입술을 다듬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렇게 도자기의 입술을 치장하기 위한 도구를 전대, 젓갓, 물가죽이라고 하는데 주로 가죽, 천, 고무 장갑, 비닐 등을 이용한다. 원시시대부터 가죽도 썼겠지만 아마도 주위에 널려있는 식물의 잎파리를 가장 많이 사용했을 것이다. 실제로 사용해 보아도 좋은 도구이다.

옹기점에서는 소창을 접어 누빈 것과 소가죽을 사용하는데 모두 물가죽이라고 부른다. 소창은 솜으로 만든 무명으로서 물을 잘 빨아들인다. 그래서 예전에는 주로 갓난아이 기저귀로 쓰였으나 지금은 일회용 기저귀에 밀려 함을 묶는 끈이나 장구 등 악기를 묶는 재료로 쓰이기도 한다.

중부지방의 옹기점에서는 소창을 접은 후에 손으로 누벼서 물가죽이라 명명하여 사용하였고 영, 호남 지방에서는 소가죽으로 만든 물가죽을 사용하였다. 따라서 경기도 지방의 옹기 전이 가장 다양하며 특히 넙전(넓전, 폭이 넓은 입술)이 발달한 것도 소창 물가죽을 사용한 덕분이다. 즉 소창 물가죽은 물을 듬뿍 빨아들여 오랫동안 전을 잡을 수 있는 잇점이 있다. 중부지방에서는 가죽도 사용하는데 주로 매끈하게 마무리 전을 잡는데 사용한다.

사기점(도자기 공방)에서는 젓갓(젖갓, 젖은 가죽을 뜻함)만을 사용한다. 한동안 고무장갑을 자른 전대가 유행을 타기도 했지만 요즘엔 뭐니뭐니 해도 스포츠 타월이 가장 좋은 것 같다. 매끈하면서도 물을 잘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분들을 위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

 

왼쪽 위로부터 아래로.
1. 옹기점에서 오랫동안 사용했던 소창 물가죽. 하지만 전통의 방법이 아닌 재봉틀로 누빈 것이다. 우선 반으로 두 번 접은 후에 삼등분 하여 두 번 접으면 사진과 같은 폭이 된다. 재봉질로 쉽게 만드는 대신 손으로 누빈것 보다는 기능성이 약간 떨어진다.
2. 필자가 손으로 누벼서 만든 전통 방법의 소창 물가죽. 손으로 누벼야 실밥이 잘 닳지 않고 흡수율도 더 좋다. 사진에서는 잘 보이기 위해서 검은 실로 누볐다.
3. 주로 수영장에서 사용하는 '스포츠 타월'로 만든 물가죽. 표면은 고무 장갑 처럼 매끈하고, 흡수율은 가죽 보다는 강하나 소창보다는 약하다. 도자기 성형시에는 옹기처럼 이중으로 접는 경우가 없어서 이것이 가장 좋다. 1장에 약 12000원 정도 하는데 오래 사용하던 것을 이용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거친 흙에 오랫동안 사용하면 가장자리에 실밥이 나와 갑자기 전을 깎아버리므로 이 때 교체해야 한다.
4. 사진기의 렌즈 닦개로도 판매되는 쎄무가죽으로 도예 재료상에서 는 이걸 작게 잘라서 판매하고 있다. 일반 가죽보다는 더 부드럽고 흡수율은 좋으나 너무 부드러워서 서로 붙어 뭉쳐버리기도 쉬워서 불편하다. 또한 자칫하면 흙물통에서 잃어버리거나 훍덩이에 들어갈 위험이 있으므로 교육기관에서는 절대 사용치 않는 것이 좋겠다.
5. 우리나라에서는 한 때 고무장갑을 오려서 전대로 쓰기도 했다. 가장 매끄러운 장점은 있으나 재질이 부드럽지 않아 아주 작은 기물에는 불편하고 초보자는 손가락 사이에서 자꾸 빠져나가려 한다.

오른쪽 위로부터 아래로.
6. '바다코끼리 귀'라고 하는 바닷속에서 자라는 천연의 해면(海綿) 스폰지. 화학 스폰지에 비하여 흡수율이 대단하고 질기지만 값이 비싼게 흠이다. 위의 것이 1.45$. 스폰지의 모양, 조직,두께에 따라 사용처가 다르며 이것은 전을 잡기에 편하다. 즉 조직이 조밀하고 단단하며 얇다.
7. 스포츠 타월의 건조된 상태. 건조시 딱딱하나 물에 넣으면 아주 부드러워진다. 많이 사용하고 난 타월을 천의 결에 따라 금을 그은 후에 알맞은 크기로 잘라 사용한다. 한 개로 30-50개 이상을 만들 수 있지만 일반 크기 보다는 긴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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