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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도예연구소 연구생 고아라입니다!

알프레드 여름학기는 4주인데요, 그 중에서 2주간 진행된

Walter McConell 교수와의 Big Clay : Raw 수업 내용에서 제가 체험한 것을 적어보았어요~

- 구상 -

작업을 하는 것에 있어 선행하는 것이 구상인데, 사실 큰 작업을 하겠다고 한국에서 결정을 하고 오기는 했지만 허겁지겁 작업을 완성해 종강을 하고, 짐을 싸고 못 만났던 친구들을 만나고 하다 보니 정말 시간이 없었어요. 다 핑계기는 하지만 종강 후 5일간 준비하지 못했고, 비행기를 타고 오는 동안에도 너무 피곤해서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어요.

학교에 도착하고 바로 아무생각 없이 물레를 차게 되었고, 그 와중에도 대형 작업은 안중에도 없었어요. 조교인 데니스가 작년 작업하는 영상을 보여주었고, 그 영상을 본 후에 걱정만 머릿속에 가득했어요. 그러던 와중에 존 길 교수님이 학교 투어를 시켜주는데 알프레드의 자랑인 도서관에 가게 되었어요. 알프레드가 뉴욕 주립 대학교의 도자 부분의 분교이기 때문에 뉴욕 주의 도자에 관한 책의 서고의 역할을 해서 정말 다양한 양의 책이 있었어요. 저도 처음에 우리학교에 입학했을 때, 미술 분야만 모아놓은 서고가 있다는 점이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한 눈에 보기에도 이 학교의 서고가 거의 세 배는 되어 보이는 양이어서 정말 좋았어요. 책의 양도 많았지만 질도 좋았고, 도자 뿐만 아니라 조각이나 다양한 미술 분야의 책들이 빼곡이 채워져 있었어요. 매일 가고 싶었지만 작업이 더 급했기에, 대형작업 구상 하는 것에 도서관을 이용하게 되었어요.

- 작업진행 -

구상 후에는 교수님과 조교와 함께 제 스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전지 사이즈의 큰 종이를 벽에 붙여 스케치를 했어요. 실제 사이즈로 종이를 잘라 벽에 붙여 사이즈를 가늠해 보기도 했어요. 작업의 크기가 매우 크기 때문에 전시장 갤러리에서 작업을 하게 되었고, 작품 내용에 따라 교수님이 적절한 전시 공간을 배정해주셨어요. 저는 양옆으로 마주보는 2.5m 높이의 벽을 만들게 되어서 나무로 뼈대를 만들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천장에 매달린 밧줄을 이용해서 뼈대를 세웠어요. 나무 이외에도 다양한 통이나 지푸라기 등을 이용해서 모양을 만들었어요. 제 작품의 사이즈가 정말 커서 사람들이 뼈대 만드는 과정에서 집을 짓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고, 교수님도 지금까지 있었던 섬머스쿨 작업 중에 가장 크다고 했어요.

뼈대가 만들어진 후에는 그 위에 와이어를 타카로 박아 흙을 그 위에 붙이기 시작했어요. 면적이 너무나 넓어서 시간이 정말 많이 걸렸고, 시간보다도 힘이 정말 많이 필요했어요. 흙을 붙인 후에는 제가 원하는 모양으로 모델링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도 반복되는 장식 효과 때문에 정말 손목이 많이 아파서 근육소염제를 바를 정도로 작업을 많이 했어요. 작업 특성상 소성을 하지 않는 작업이라 흙이 마르지 않게 계속해서 물을 뿌려주었고, 비닐로 씌워서 계속 놔두었던 것 같아요. 제 작업의 위치가 에어컨 바로 밑에 있어서 너무 많이 말라서 교수님이 재료학 교수님과 상의 끝에 sodium을 물에 희석한 용액을 뿌려 마르는 것을 조금 방지할 수 있었어요.

- 전시 & 크리틱 -

전시 전에는 작업하던 공간을 깨끗이 치우고, 바닥의 비닐도 다 잘라내서 전시장을 정돈했어요. 정돈 후에 전시가 시작되었어요. 사실 전시에서 제일 좋았던 것은 제가 한 작품을 사람들에게 설명해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었어요. 미국사람들이라 그런가 저에게 작품의 내용에 대해서 설명해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과제전을 하면 예쁘다 하고 지나가면서 보고 그게 끝이었는데, 제가 직접 내 작품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어 정말 좋았어요. 전시 다음날 아침에는 교수님과 크리틱이 있었어요. 차례대로 돌아가며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눈 다음 같이 작업한 다른 학생들과 질의응답을 했어요. 그날 크리틱을 마친 후 작업을 모두 부쉈는데, 10일간 작업을 부순다니 처음에는 슬펐지만 속이 후련해지는 것 같았어요. 모든 것을 다 마치고 난 후 교수님과 아이스크림도 먹으러 갔어요. 개인적으로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이었고, 특히 이 대형작업은 한국에서 불가능한 작업이기 때문에 더욱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같이 작업했던 다른 사람들도 너무 고생을 많이 했고, 옆에서 할 수 있다고 계속 기운을 북돋아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정말 대단한 작가이면서 방향성을 제시해준 교수님과 좋은 조언과 도움을 옆에서 계속 주었던 조교님도 너무 고마워요.

다음 주에는 이 수업에 있었던 다른 작품들 사진을 가져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