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학생인터뷰_홍익대학교 도예유리과(6)
2016-09-13 (화) 13:38 조회 : 1191






인터뷰(6) :  고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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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자기소개와 함께 최근에 만든 작업 중 애착있는 작업에 관해 설명해주세요!

 

A1.

안녕하세요~ 저는 홍익대학교 도예유리과 14학번 고아라라고 합니다 .저는 지금 3학년이에요. 저도 클레이파크에 눈높이 기획연재를 하고 있어요.

(눈높이 기획연재도 재미있답니다...ㅎㅎ)

저는 얼마전에 개인홈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idkohara.wix.com/araangelakoh 로 들어가보세요!

(홍보입니다! 자랑입니다!ㅎㅎ)

위사진의 캐스팅작업은 가장 최근 작업입니다. 제가 자주 표현하는 산을 만들었습니다.

작업의 의미는 홈페이지에 나와있으니까 여기서는 넘어가겠습니다.

저는 석고와 상극인건지 뭔가 꼼꼼해야 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그래서 최근 점점 슬립캐스팅 작업이 싫어졌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더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와서 다행이었습니다. 뭔가 제 자신을 이긴 것 같아서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

그 아래 사진의 도판 작업은 작년(2015) 가을 겨울에 한 작업입니다.

물레로 아주 작은 볼(bowl)모양의 유닛을 3000개정도 차서 도판에 결합시킨 작업입니다.

이 작업으로 전시를 3(공모전, 과제전, 개교 70주년 기념 국제교류전) 했는데,

세 번 다 똑같은 반응이 나왔어요. 많은 분들이 다가와서 가까이서 본 후 어떻게 만들었냐고 물어보았는데 진짜 손으로 하나하나 찼습니다. 그리고 유약을 그 안에 꾸덕꾸덕하게 채워 넣었어요. 처음 내본 공모전에서 목표였던 입선 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는데 그것보다 기형태를 이용해서 조형을 실험해본 것도 재미있었고 또 제가 만든 유약(도판의 하얀색과 아래쪽 볼의 하얀색)이 성공해서 너무 기뻤습니다!

 

Q2.

작업을 왜 이렇게 열심히 하시나요?ㅎㅎ (작업동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입니다.)

 

A2.

저 스스로는 게을러서 그렇게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ㅎㅎ

눈높이 기획연재에도 올렸지만, 저에게는 알프레드 여름 워크샵이 굉장히 큰 의미였어요.

2학년 올라와서 심적으로 많이 어려웠고, 방황을 했어요. 작가를 하고싶어서 대학에 오기는 왔는데 이게 맞는건가,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건가 하고 굉장히 헤매었어요.

저는 재수를 했기 때문에 친구들이 졸업 준비를 하고, 취업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뒤쳐지는 것 같은 불안감에 도예 뿐만 아니라 미술에 대해서 굉장히 회의감이 많이 들었어요.

그런 불편한 마음을 안고 알프레드에 갔는데, 작업환경도 너무 좋고 날씨도 좋고 심적으로 힐링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같이 도자 작업을 하는 사람들끼리 큰 스튜디오를 공유하면서 작업을 하는데, 분위기도 너무 좋고 굉장히 좋은 자극이었어요.

서울에서는 매일 일어나는게 고역이고, 어서 오늘 하루도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하고 했었는데, 알프레드에서는 매일 작업이 너무 즐거워서,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무슨일이 있을까, 오늘은 어떤걸 만들까 하는 설렘에 매일매일이 행복했던 것 같아요.

사진을 찍어도 가짜로 입만 웃는 것이 아니라 정말 행복해서 눈까지 활짝 웃고있는 제 모습을 보면서, 내가 하고싶은 작업을 하면 이렇게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작업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정말로 열심히 하지는 않는거 같아요. 저보다 훨씬 부지런히 열심히 하는 선배들도 있고, 재미나고 새로운 것 시도해보는 친구들도 있고, 그런 사람들 보면서 자극도 받고 하는 것 같아요. 더 열심히 해야죠!

 

 

Q3.

도자기 외 타 미술분야도 접해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본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고, 본인은 이것들을 도자기작업에 어떻게 접목시키는지 궁금합니다.

 

A3

저는 조소과 부전공을 하는데,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도예과의 조형은 약간 억지스러운 경향이 있다, 그게 도예과의 한계다'

'도예는 여러 표현방법 중 하나이다. 스티로폼 조각 전시 같은 것은 없지 않느냐'

'도예과는 어딜 가나 도예과 끼리 놀지 않느냐.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실 약간 과장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맞는 말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가끔 주변 도예작품을 를 보면 굳이 흙으로 만들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보다 더 나은 표현방법이 분명히 있는 것 같은데, 도예과 과제이기 때문에 흙으로 만들고, 애를 쓰는 것이 저에겐 보였습니다. 조형 수업이니까 무조건 조각적인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갑자기 아무 상관없는 동물을 만들고, 어색하기 짝이 없는 인체형태를 만들거나 굳이 재벌소성을 거친 도자로 만들지 않고, 다른 재료로 하면 더 수월하고 좋을 것들을 만드는 것을 보고 억지스럽다고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분명히 도자가 가지는 표현의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예를 들면, 물감으로 낼 수 없는 색감의 깊이와 분위기를 유약은 가능하게 하고, 대체할 수 가 없게 해요. , '도자'라는 매체가 가지는 의미도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밟고 다니는 흙이라는 물질은 매우 약하지만 그게 구워지면 다시 강해지고, 그 강해진 도자기는 또 어떠한 외압(떨어뜨리거나 할 경우)에는 다시 깨질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는 것 같아요.이 장점들을 잘 찾아서 작업하면 다른 매체나 재료의 물질성을 압도하는, 정말 좋은 표현의 매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4.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자기를 주된 작업으로 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A4.

저는 도자기 작업이라고 하기보다, ''형태에 관심이 많아요.

기 형태는 정말 재미있는 것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볼(bowl)의 형태가 가장 마음에 들어요.

형태적으로 어떤 것이 담길 수 있는 형태인데, 볼은 담기는 것이 어떤 형태나 물성를 취하든 모두 담아낼 수 있어요. 이 점이 저는 무언가를 감싸안아주는 것 같아서 굉장히 따뜻하다고 느꼈고, 작업들을 'Embrace(감싸안다)'라고 시리즈 이름도 정했어요.

이번 학기에는 유리와 나무로 볼 형태를 깎아봤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흙만 하다가 유리와 나무로 다양하게 다루어보니까 각 재료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나 강점을 볼 수 있었어요. 그렇게 형태적으로 좋아하다 보니 조형작업을 하더라도 볼의 형태를 반복적으로 적층해서 사용하거나, 그 의미적인 형태를 변형시켜서 작업하는 것 같아요.

 

유튜브에 American Craft Council에서 Andrea Gill을 인터뷰한 영상중에,

"Making art is all about becoming aware of your subconscious in a very subconscious way.(예술을 만든다는 것은 매우 무의식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무의식을 의식하는 것이다)"라고 하는 말이 저에게 굉장히 크게 다가왔어요.

제가 제 작업인데도 '~같다'고 설명하는 것은, 사실 지금까지 한 것들 중에 제가 좋아하고 잘했다고 생각하는 작업 중에 겹치는 것들을 이야기 하는건데

안드레아가 한 말처럼, 제가 무의식중에 있던 것을 작업하고, 그걸 실제로 제 눈으로 보고 나서 '저게 내 무의식속에 들어가 있는 애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요즘 고민하고 있는 것은 대칭성에 관한 것이에요.

우리가 기작업을 설명할 때, 기의 각 부분을 배, , 어깨 같이 신체부분으로 비유해서 부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언어적으로도 기작업은 신체성을 가지는데, 조형적으로는 다른 부분이 있는 것이 보였어요.

인간의 신체는 좌우대칭인데, 물레 성형된 기작업은 좌우 대칭만이 아니라 완전히 원형을 이루기 때문에, 이런 차이점이 흥미로운 것 같아 그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있어요.

 

 

Q5.

작업을 계속 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지?

A5.

 

 

제가 닮고싶고, 좋아하는 두 명의 작가들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첫째로, 에드먼드 드 왈(Edmund de Waal)이라는 사람에게 굉장히 관심이 많아요.

이 사람의 작업이 마음에 드는 것도 있지만, 예술을 대하는 태도를 본받고싶어요.

본인 작업도 열심히 하고, 그 작업도 굉장히 의미있는 작업인데, 거기다가 책도 쓰더라구요.

뭔가 이렇게 all-round player로서 자기 작업에 대해서 탐구하는 것 같아서 굉장히 멋있었어요.

처음에 도예에 대해서 관심이 생겼을 때가 고등학교 2학년 때였는데,

뭔가 책을 읽고 싶은데 읽을만한 것도 없고, 정리된 것이 하나도 없어서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우리나라에는 외국 사람들이 쓴 책도 번역된 것이 거의 없고 해서, 혼자 재미로 한국어로 책을 번역하는 중이에요. 번역하는 것이 굉장히 재미있는 것 같아요.

제가 그냥 영어로 읽으면 그냥 감흥 없이 지나가는데, 한국어로 번역하려고 단어를 찾아보게 되면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것 같아서 앞으로도 번역을 계속 하려구요.

그렇게 책을 깊이 읽어가고 열심히 작업을 하면서 드 왈 처럼 텍스트로도 작업해보고 싶어요.

 

둘째로, 존 길(John Gill)이라는 작가의 작업 방식이 너무 멋있어요.

존은 알프레드 대학 교수님인데, 작년 여름에 만나서 완전히 홀려버렸어요.

작업하는데, 그 안에서 그냥 have fun하고 play with it이라는 단어를 쓰는게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작업은 항상 뭔가 진지하고 신중하게 스케치하고 그런건줄로만 알았는데,

이런저런 부분에서 재미를 가지고 작업을 정말 신나게 즐기면서 하는 모습이 너무 좋아보였어요. 저도 그렇게 작업하고 싶어요.

존이 재미있었던 것은 우리가 절대 식기로 쓸거라고 상상하지 못하는 것들을 식기로 쓰고,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도 하나둘씩 모으다가 집 지하에 갤러리를 만들었더라구요.

도예가로써 도자기를 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은 인생이 흙속에서 재미를 즐기는 사람같아 보여서 너무 좋아보였어요.

저도 그렇게 즐겁게 작업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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