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에세이Ⅱ- 복학생의 태도
2017-09-16 (토) 00:14 조회 : 410


   

   17730일 한여름에 나는 전역했다. 23개월의 군생활을 돌이켜보면 좋은 일


도 힘든 일도 수없이 많았다. 육경 의무경찰에 떨어지고 해경 의경에 붙은 나는 두


달 차이가 이렇게 큰 것인지도 몰랐다. 마냥 드디어 군대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빨리 국방의 의무를 해치워버리고 싶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다. 그렇다고 후회하냐


? 전혀. 정말 많은 것을 깨닫고, 얻었다. 물론 내 불같은 청춘 2년이었지만 좋게


생각하면 다양한 사람들을 겪어보고 하급자의 입장에서 맞지 않는 사람과도 맞춰


가는 인내의 시간이었다. 특히 해경 의경은 복무기간 중 보통 4번의 근무지 발령이


있다. 이는 다양한 사람과 환경을 겪어보고 거대한 사회의 또 다른 한 부분을 알아


갈 수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물론 당시에는 새로운 선임과 직원들을 만나 적


응해야하므로 힘들었다.) 또한 내가 나중에 선임자가 되었을 때, 어떻게 하면 후임


들에게 악습, 폭언 등을 되물려주지 않으며 존경받는 선임이 될지 고민했다. 하지


만 군대라는 특성상 마냥 좋은 말과 행동을 하는 선임이 되긴 어렵다. 솔선수범하


여 자기가 다 나서서 하고 좋은 말로 후임을 타이르면 그것을 이용하려는 후임이


꼭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깨달은 것이 뭐든 적당히라는 것이다. 적당히 잘해주


, 잘못한 때에는 따끔하게 타일러야 군대는 돌아간다.(엄밀히 말하면 내가 편하


.) 사람마다 어떻게 대하고, 이끄는지 배웠다. 그리고 겸손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


달았다.(아는 것을 배워도 분명 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으니 겸손하게 처음부터 배


워야한다는 것이다.)

          

       

종교의 중요함도 이때 절실히 느꼈다. 어렸을 적부터 나는 어머니를 따라 성당을


다녔다. 그렇게 신앙심이 깊은 사람도 아니었고, 어머니껜 비밀이지만 믿지도 않았


. 지금은 성당을 잘 나가시는 아버지는 예전엔 냉담교우셨다. 왜 성당을 안나가


시냐 여쭤보았더니 난 나를 믿는다.’ 하더라. 어린 나에게 아버지의 그 모습이 멋


졌다. 그때부터 성당에 나가는 것이 확실히 귀찮아졌다. 고등학교 수험생시절 아무


것도 제대로 준비된 것이 없던 나는, 공부를 하다가 불안할 때면 성경책을 읽었다.


(전교1등이 기독교신자였는데, 매일같이 성경을 읽었다. 그 친구를 이겨보려고 그


친구가 성경 읽을 때 나는 수학문제를 풀었다. 그러나 한 번도 그 친구를 이겨본 적


이 없다. 친구를 따라 수능 3달 전부터 나도 문제집보다 성경책을 더 많이 읽었다.)


정말 하느님이 도왔는지 수능을 모의고사에서 받아보지도 못한 성적을 받았다.


때 믿음이 좀 더 강해졌고 홍대 면접을 보기 전에도 면접대비보단 성경을 더 읽었


. 그리고 늘 되뇌었다. 나는 이미 붙었다고... 군대에서도 그랬다. 힘들 때면 이건


분명 나에게 뭔가 깨달음을 주시려 하느님께서 시련을 주시는 거라고 생각했다.


렇게 버티고 버텼더니 힘든 것도 지나가더라.(늘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마음


가짐은 정말 중요하다.) 군대에서 못버티고 안타깝게 자살하는 친구들을 보면 의지


할 곳이 없어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가해자들이 제일 문제이긴 하


지만, 만약 그 순간을 버티고 무사히 제대를 했다면 그 친구들은 지금쯤 사회로 돌


아와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안타깝다.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으냐면, 살면서 불교를 믿든 알라신을 섬기건 종교 하나쯤은 있어도 나쁘지 않다


... 힘들면 의지하고, 잘 안되면 가끔 신탓도 하고, 하소연도 하고 얼마나 좋은데.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 또 종교마다 다르겠지만 어느정도


큰 종교들은 대부분 좋은 글귀나 선조의 지혜를 품고있다.

    


군대에서 배운 것을 나와서 쓸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그러나 예전의 내 모습이


어리고 철없이 보인다면 한층 성장했다는 증거 아닐까



- KM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