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차곡차곡_서평 : 우아한 관찰주의자
2017-10-26 (목) 11:48 조회 : 624

소통은 하나의 걸작이다.

 

일상적으로 나누는 대화가 하나의 예술이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는가? <우아한 관찰주의자>는 그림을 관찰하고 중요한 정보를 포착하는 방법은 우리가 하루일과를 보내며 관찰하고 정보를 얻는 방법과 같다고 주장한다. 또한 의사소통하는 과정은 예술가가 작품을 준비하는 순서와 동일하다고 이야기 한다.


입시미술을 하면서 관찰하며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기 때문에 나에게 관찰은 긴장된 분위기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을 연상시키는 단어였다. 그래서인지 책 표지에 적힌 우아한 관찰이라는 말은 익숙한 듯 새로운 느낌으로 나의 눈길을 끌었다.


이 책은 먼저 관찰의 중요성에대해 언급한 후 객관적인 태도로 세부정보를 정확하게 보는 것을 강조하고, 관점에 변화를 주고 정보의 우선순위를 매겨 관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일상에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때 적용할 수 있는 관찰기술과 불편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화기술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편향을 극복하여 소통하는 법, 정보가 부족할 때 눈앞에 있는 것을 관찰하여 얻은 자료를 가지고 미완성된 일이 야기하는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나는 20세기에 가장 유명하고 격렬하게 소통한 두 사람(윈스터 처칠과 아돌프 히틀러)이 그림에 몰두한 화가였다는 점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246)


이렇듯 저자는 화가가 작품을 준비, 제작, 전시하는 과정이 일상적인 소통과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이제 이 흥미로운 부분을 소개하려고 한다.


디벤콘의 다른 추상적 풍경화와는 달리 <작업실 벽studio wall>이라는 작품은 구상주의적이고 다가가기 쉬워서 인상적이었다. 벽에 걸린 화가의 작품들이 보이고 관람객에게 빈 의자를 내주어, 있는 그대로의 작업실로 초대하는 듯 보인다. 이것이 바로 예술과 의사소통 두 가지 모두의 의의다. 두 가지 모두 초대에 의의가 있다. 타인을 우리의 머릿속으로 초대하고 우리가 무엇을 보고, 어떻게 보는지 알리는 것이다.”(285)

예술가들은 의도가 담긴 메시지와 그것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을 결합해야한다. 저자는 예술의 어떤 분야든 기본과정을 익혀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떤 종류의 소통이던 간에 청자를 고려하여 소재를 선택하고 의도를 표현하는 방식을 계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예술을 연습한다는 것은 실제로 드로잉을 하고 조형물을 만들고 발레리나가 춤을 추는 의미이듯이 소통은 소리 내어 말하는 과정이 곧 연습이므로 말을 다듬으려 하지 말고 일단 본 대로 말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화가가 잘못 칠한 물감을 수정하는 것처럼 의사소통에 실수가 생겼다면 물감이 마르거나 번지도록 그냥 두지 말고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관찰능력이 연습을 통해 길러질 수 있다고 주장하며 독자가 처음부터 마지막 장까지 실린 그림을 보고 직접 정보를 파악도록 유도한다. 책 사이에 삽입된 그림과 그림을 둘러 싼 배경의 밝은 노란색 내지는 채도가 높아 시선을 이끄는 힘이 있었지만, 그림의 액자역할을 하는 이 형광의 노란색이 그림 자체에 온전히 몰입하기에는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후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속담의 의미를 이제야 이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보는 사람은 하나를 보아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살아가면서 주변을 명확히 보고 사람들과 소통한다면 매일 반복되는 일상도 흥미롭게 느껴지며 나아가 직접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 가는 세상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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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디벤콘, <작업실 벽>, 1963

작성자 : 홍수민 / <우아한 관찰주의자> 지은이 에이미 E. 허먼 / 청림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