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정 개인전(Personage)
장소 :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 갤러리
일시 : 2015. 4. 15 - 5. 12
관람시간 : 화요일-일요일 10am-6pm(월요일 휴관)
안녕하세요. 도예연구소 김양지 연구원입니다. 이헌정 작가의 개인전에 다녀왔습니다.
이헌정 작가는 개인작업 뿐만이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의 도자 벽화로 불리는
'정조대왕 능행반차도'와 지하철 9호선 사평역에 설치된 도자벽화 등
공공미술 영역에서도 활발하게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2009년 스위스 바젤에서는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피트가 작품을 구입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이번 개인전에서는 옻칠을 하고 자개를 붙인 도자기와 인물상, 동물상을 비롯해 현대적감성으로
재해석한 달항아리와 생활도자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전시 제목인 퍼스니지(Personage)를 통해 이번 개인전 작품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퍼스니지는 사람,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람, 사람의 형상, 소설이나 영화 등에서 중요한 캐릭터
등의 의미로 쓰이는 말입니다. 그 동안 이헌정 작가가 가구나 건축에 관련된 작업을 통해
인간의 주변 환경과 관련된 작품을 했다면,
이번 전시는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시도한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갤러리에 도착하면 전시장 윈도갤러리에서 도자와 철조를 혼합한 'self-portarait' 라는
작가를 닮은 자화상 작품을 먼저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전시장에 1층에 들어서면 달항아리와 생활 도자 중심으로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최근 달항아리는 형태적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당시 시대정신을 내포하는 고귀한 가치의
대명사로 주목받으면서 여러작가들에 의해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 되고 있는데요.
이헌정 작가는 불속에서 우연적 효과로 인해 무너지고 찌그러진 달항아리들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달항아리가 지닌 고유의 가치를 자신만의 방법을 통해 역설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전통기법인 옻칠과 나전을 도자에 접목한 세련된 오브제 작품도 전시되어 있는데요.
도자기의 질박한 맛은 그대로 살리면서 옻칠의 반짝이는 멋이 더해져 단순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감성이 묻어납니다. 전통과 또다른 전통이 만나 새로운 현대적 느낌으로
탈바꿈 되는 멋스러운 작업이었습니다.
지하 전시장으로 내려오면 집의 형태로 구성된 설치작업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집은 작가의 건축에 대한 관심과 작가가 작품의 모티브를 얻는다는 여행을 다녀온 후
회귀하는 공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철조물 뒷 벽면에는 작가의 나체가 담긴 대형사진이 하나 걸려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본격적인 탐구를 본인에서부터 시작하기 위한 시도인 듯합니다.
전시장 한켠에는 사람의 키를 넘어서는 대형 인물상과 다양한 크기의 동물상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지하 전시장바닥에서부터 1층전시장까지 연결되는 설치작품 또한 하나의 볼거리입니다.
아래에서 위로 바라볼 때와 1층 전시장에서 내려다 볼 때 각각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헌정 작가의 작업은 소성과정 중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지는 요변들이 그대로 묻어나 있어
다채로우면서도 자연스러운 색채와 형태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헌정 작가의 인간에 대한 탐구는 다양한 소주제를 가지고
여러가지 방식으로 작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생활도자에서부터 설치작품, 조형도자, 건축도자, 가구까지 그리고 다양한 재료적
탐구를 통해 변화무쌍한 작업을 보여주고 있는 이헌정 작가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