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자리는 12개의 스툴로 구성된다. 나에게 스툴은 타자와의 만남을 의미한다. 점토와의 끊임없는 접촉을 통한 물질과의 만남과 스툴에 몸을 기대거나 앉는 신체적 접촉을 통한 촉각적 경험은 단순한 감각을 넘어 소통으로 이끈다. 나에게 스툴은 다양한 층위의 타자와의 상호주체적 관계를 이끌어 내는 매개체이다.

당신의 자리는 한 존재만을 위한 자리이다. 그의 부름에 반응하고 응답하는 것, 침묵 속에 가만히 있음으로 그에게 나를 내어 주는 것, 그를 만나기 위해 나를 비워내면서 그가 청하는 사랑의 초대에 응하는 것,  당신의 자리는 한 존재와의 사랑의 대화를 위한 통로이다.

당신의 자리는 모든 존재를 위한 자리이다. 예상치 못한 만남을 기다리며 낯선 이를 기꺼이 맞아들이는 것, 누구인지 묻지 않고  손 내밀어 주는 것, 누구이든지 회피하지 않는 것, 당신의 자리는 방문자를 기꺼이 맞이하는 문턱이다.

당신의 자리는 나와 다른 타자를 받아들이고 환영하는 환대의 공간이며 침묵함으로 그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공간이다. 12개의 스툴은 타자와 만나기 위해, 타자와 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부드러운 침묵과 호흡을 상징한다. 당신의 자리는 지금의 자리에서 두려움과 떨림으로 사랑하기 위한 자리이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조형예술학부 도자예술전공 조교수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예술학 박사(ph.D in Visual Art Studies)

Kent State University 대학원 도예과 졸업(미술석사/MFA)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도예과 및 동대학원 졸업(미술학사,미술석사/ BFA , MFA)

개인전

2017         당신의 자리: 12개의 스툴(통인화랑, 서울)

2014         지나가는 시간을 기억하다(목인갤러리, 서울)

2012         콩가(우덕갤러리, 서울)

2011         선으로 섬을 그리다(트렁크 갤러리, 서울)    등 개인전 13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