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용 개인전
장소 : 조은숙 갤러리
날짜 : 2018-12-10 (월) 11:58 조회 : 176
기간 : 2018. 12. 06(목) ~ 2019. 01. 05(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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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용 개인전

조은숙 갤러리

2018.12.06 - 2019.01.05





전반전을 돌아보며

 

아프다.

일년이 넘는 기간동안 병실에 누워있다.폐암, 그 중에서도 악명높은 소세포암…

그 동안 숱하게 절망하고 또 절망했었다. 하늘을 원망한다는 말이 이런거구나 싶었다.그나마 왼손을 조금씩 움직이게 되고 오른손도 서서히 반응을 하고 조금씩이나마 걸을 수 있게 되면서 그 절망이 희망으로 조금씩 변해갔다. 아내의 지극 정성이 만든 의사 말마따나 기적과 같은 일이다.또 병상에 찾아와 희망과 용기를 주었던 많은 분들의 기도와 염려덕분이리라.

사람이 산을 오르거나 길을 가다보면 가끔씩 뒤돌아 보게된다. 의식적으로거나 혹은 무의식적으로…

난 정말 뒤돌아볼 여유도 없이 꾸역꾸역 살아왔다.

열악한 작업 환경,- 연구소 업무와 여러군데 강의로 휴일과 밤에만 작업이 가능했다.-재료에 대한 궁금증도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도 내가 넘어야 할 암벽이었고 수렁이었다.. 새롭지 않으면 도태되는 게 현대 예술이기에 늘 새로운 표현방법에 골똘했던 기간이었다.

그러다가 덜컥 병에 걸리고 말았다. 처음엔 작업을 못하는 것에 대한 송신증[竦身症]과 더 이상 작업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얼마나 많은 날들을 숨죽여 울었던지…

그래도 일년여의 병상 생활은 내가 살아온 길들을 뒤돌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되지않았나 싶다. 내가 그 동안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그리고 내가 이루어 논 것이 무엇인지 등등.

차츰씩 좋아지는 내 몸상태를 보고 아내가 제안을 해왔다.

전시를 해보자는 것이었다.새로 제작하는 게 아니고 만들어 놓은 작품들로 그동안의 내 작업을 정리하는 차원의 전시를 하자는 말에 워낙 경솔한 내 성격이 그러자고 선뜩 말하고 말았다.

그런데 비천한 재주로 악을 쓰듯이 한 작업으로 무슨 전시를 하겠나 싶었다.

개인전을 어떤 해에는 네차례, 20여년 작가 생활 동안 27 차레나 한 것도 그냥 악다구니였지 싶다.

그래도 내가 이 세상에 와서 미미한 자취지만 남겨놓은 족적은 한 번쯤 정리할 필요가 있지 않나라는 아내의 말에 수긍이 갔다.

그 동안 모아놓은 작품도 꽤 되고 – 사실 남들이 소장한 작픔보다는 많지는 않을 것 같지만. ..-또 아까워서 내놓지 않았던 작품도 몇 점있으니 전시가 궁색하지 않을 듯 했다. 그래 이 기회에 한번 나를 뒤돌아 보자 싶었다. 내가 다 나아서 작업을 다시 한다해도 여지껏처럼 작업할 수 없을터이니 여기서 일단 매듭을 한 번 지어보자 싶었다. 다시 하는 작업에 대한 구상은 아직 없다.다만 힘도 정신도 젊었을 때보다는 떨어질테니 힘이 다 빠진 작업을 할 수밖에 없지않나 싶다.

십수년전 개인전 팜프렛에 건방지게 썼던 조탁복박雕琢復朴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시금 곱씹어 본다.

 

 

 

 

이 초라한 전시를 기획해 주시고 전시공간을 마련해 주신 조은숙갤러리 관장님과 조선숙 실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