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희 도예전 - 산(山)을 보다
산(山)을 보다
'한결같은 것'과 그것의 '하나도 똑같은 것 없는 전개'
조혜옥(공예미학)
직면할 수 밖에 없는, 삶의 과정에서의 도전을 치열하게 이겨내고, 김교수가 그 동안의 마음을 조용히 열어보이고 있다.
경산(憬山)-김교수는 산행을 통해서 무엇을 보았던 것일까? 작품을 통해서 보여주는 그녀의 묵시는 '한결 같은 것'과 그것의 '하나도 똑같은 것 없는 전개'라는 존재와 생성의 절대적인 관계양태를 지니고 있는 자연과 삶의 '보임새'이다.
'한결 같은 것'의 기본적인 특성은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한결 같은 상태로 있는", "자기 동일성의 상태"의 불변의 실재성이다. 반면에 그것의 전개인 생성은 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멸되는 것들이어서 "그때마다 다른 상태로 있다".
가지적인 불변의 사유적 세계와 가시적인 변화의 감각적 세계의 흘륭한 혼화는, 그래서 세계와 삶에 통일성과 다양성의, 질서와 자유의 훌륭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보여주게 되는 것이다.
그녀는 자연과 삶의 이러한 존재형식의 적도를 특유의 직관적 조형언어로 드러내고 있다. 얇디 얇게 매만져질 수 있는 태토를 준비하고, 손가락 끝으로 전달되는 자신의 숨결의 리듬을 따라 무심하게 '눌러 가는'과정에서 개개의 것들이 나름대로의 "맥"과 "모양새"를 얻어간다. 소성과정에서 작용하는 불의 오묘한 역할도 기대하고, 우연히 무심하게 그려지는 '점'들의 색 조화와 산무도 수용한다. 있어야 할 것은 있게 하고 그들의 역할과 능력을 온전히 신뢰하면서 무심하게 기다린다. '한결같은 것'은 그녀의 숨결과 손끝을 타고 개개의 것들의 "맥"이 된다. 동시에 그 '맥'과 부합괴는 그 때마다의 계기적 요소들과 우연적 요소들이 개입되어 '하나도 똑같은 것 없는 생성'을 이루었다.
소나무도 류(類)는 같아도 같은 모양의 것은 하나도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사람이기는 하되 똑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들은 한 사람도 없다. 그렇다. 인간을 포함한 자연의 현상방식은 이와 같이 '한결 같은 것'과 그것의 '하나도 똑같은 것 없는 전개'라는 사실을 그녀는 산을 통해 보았다. 그래서 그녀의 작품들은 존재론적 상태에 있어서나 외연적인 인상에 있어서나 '자연'. 그것에 가까이 가 있다.
전시문의 : 이공갤러리(대전 중구 대흥동 183-4 TEL: 042-242-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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