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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 박윤정은 작품을 통해 쉼 없이 흘러가는 시간과 인간의 인지력을 초월한 고차원의 공간을 표현한다. 1960년대 말 미국으로 건너간 이래로 캘리포니아의 끝없이 펼쳐진 사막과 바다 가까이서 오랫동안 생활해 온 작가는 상상만으로도 벅찬 자연의 거대하고 무한한 힘에 사로잡히곤 했다. 영속적이고 무한한 우주에 비해 인간에게 주어진 제한적인 삶의 시간과 체험 공간은 극히 순간적이고 미미한 존재에 불과함을 새삼 깨달았으며 이에 경외심과 겸허감을 갖게 되었다. 작가에게 있어서 만물을 포용하고도 자신마저 감싸안은 우주는 더없이 평화로운 안식처이자 영감의 원천이며, 무한한 창작의 세계를 열어가는 원동력이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얼음과 물' 시리즈는 수 년전 알래스카 빙하를 밟으며 느꼈던 자연의 웅장함을 표현한 것으로, 고체와 액체의 순환성을 평면과 입체, 추상과 구상의 작업으로 나타냈다. 그의 일련의 작업들은 나고자라면서 자연에 순응하고, 다시금 자연으로 덜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박윤정은 서울대학교 응용미술학과와 동 대학원을 마친 후 도미,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샌디에고 미술가 협회 (COVA) Artistic Director 를 비롯, 샌디에고 공예가 협회 회원 (Allied Craftsmen of San Diego)회장을 역임하였다. 그동안 미국에서 거주, 100여 회의 전시회를 가졌고 수차례의 세미나와 워크숍, 강연을 통해 현지에서 도예가로서, 또한 교육자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1967년 상공미술전 국무총리상을 수여받았고, 1985년 Long Beach 예술가협회 공모전에서 2등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San Diego City College의 교수로 재직 중이며, 캘리포니아 Pacific Asia Museum, 테네시주립 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호암미술관, 서울대학교 현대미술관 등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